​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BAT코리아 '글로 센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진들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의성 BAT코리아 대표, 알퍼 유스 BAT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 타티아나 벳슨 BAT그룹 제품 개발 담당 임원. / 사진=범찬희 기자​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BAT코리아 '글로 센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진들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의성 BAT코리아 대표, 알퍼 유스 BAT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 타티아나 벳슨 BAT그룹 제품 개발 담당 임원. / 사진=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BAT코리아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늦깎이로 출사표를 던졌다. 기존 궐련형에 요즘 대세로 떠오른 액상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BAT코리아의 전략이 적중할지 아니면, 달아나는 노루를 쫓다가 잡은 토끼마저 놓치는(분장고 방획토 奔獐顧放獲兔) 결과를 초래할 지 이목이 집중된다.

◇ ‘글로 센스’… 하이브리드로 반격 노리는 BAT

지난 6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들뜬 분위기를 연출한 BAT코리아가 여세를 몰아 신제품을 내놓았다. 13일 BAT코리아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차세대 전자담배인 ‘글로 센스’(glo sens)’의 출시를 알렸다. BAT코리아가 신제품을 선보인 건 지난 3월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미니’를 선보인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신임 대표이사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의성 대표는 “(글로 센스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게 됐다”면서 “이는 가장 까다로운 마켓에서 소비자 기대치와 눈높이를 충족시키고자하는 BAT그룹 차원의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BAT코리아의 글로 센스는 ‘깜짝 카드’에 가깝다. BAT코리아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진입에 관해서 철저히 함구해 왔다. 일반 연초 담배 등에서 경쟁하고 있는 필립모리스와 KT&G는 물론 쥴과 죠즈 등 신흥 액상형 전자담배 브랜드들의 한국 상륙 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도 짐짓 여유를 부렸다. 지난 6월 언론에 경남 사천공장을 공개했을 당시 전임 매튜 쥬에리 사장은 기존 글로의 개량형인 ‘글로 프로’와 ‘글로 나노’ 출시 계획만 짤막히 언급했다.

이날 베일을 벗은 BAT코리아의 신작은 외형부터 기존 전자담배와 차별성을 보였다. 전자담배 디바이스는 직사각형과 원통이 일반적인 디자인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글로 센스는 이 두 가지 형태를 결합한 ‘항아리’형에 가깝다. BAT코리아가 여러 차례 강조한 혁신 의지가 엿보인다. 알퍼 유스 BAT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글로 센스 기기는 설계될 때 손을 반영해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 돼 우수한 그립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BAT코리아 공개한 신제품 '글로 센스'의 실물. 글로 센스 기기(오른쪽)의 네오 포드는 담배포드 3개와 액상 포드 1개로 구성된다. / 사진=범찬희 기자
13일 BAT코리아 공개한 신제품 '글로 센스'의 실물. 글로 센스 기기(오른쪽)의 네오 포드는 담배포드 3개와 액상 포드 1개로 구성된다. / 사진=범찬희 기자

BAT코리아는 글로 센스로 궐련형과 액상형 소비자를 동시에 사로잡겠다는 포부다. 글로 센스는 액상형 포드 위에 궐련형 포드를 덧씌우는 하이브리드형이다. 니코틴 농도 제한으로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액상형은 물론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에 불만족 한 소비자 니즈를 동시에 부합시키겠다는 게 센스를 선보이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BAT코리아의 전략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아직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확고한 포지션을 잡지 못한 터라, 자칫 기존 글로 소비자를 센스가 흡수하는 카니벌라이제이션(자기잠식) 발생에 대한 염려다. 필립모리스와 KT&G가 전체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글로는 7% 남짓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날, ‘향후 전자담배 시장에서 하이브리드형이 대세가 될 것인가’란 물음에 확답을 피한 김의성 대표는 글로 센스의 구체적인 타겟팅에 대해서도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글로 센스는 액상형 사용자들과 동시에 가열형 전자 제품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이라며 “일반 담배 흡연자에게도 어필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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