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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변신] 진짜 악마는 누구인가
2019. 08. 1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변신’(감독 김홍선)이 베일을 벗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변신’(감독 김홍선)이 베일을 벗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오늘 아침 식칼을 들고 엄마로 변신한 악마가 오늘 밤 망치를 들고 아빠로 변신한다. 누가 악마가 될지 모르고, 누가 누구를 공격할지 모르는 숨 막히는 전개 속 지금껏 느껴본 적 없는 색다른 공포가 온몸을 엄습한다. 영화 ‘변신(감독 김홍선)의 이야기다.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어젯밤에는 아빠가 두 명이었어요.”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우리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서로 의심하고 증오하고 분노하는 가운데, 구마사제인 삼촌 중수(배성우 분)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데…

▲ 색다른 공포가 온다 ‘UP’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공모자들’(2012), ‘기술자들’(2014), ‘반드시 잡는다’(2017)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강렬한 오프닝으로 관객을 단숨에 극으로 끌어당긴다. 구마 의식을 통해 악마의 존재를 보여주며 공포의 세계로 안내한다. 섬뜩한 비주얼과 음향 효과가 더해져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공포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변신’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성우(위)와 성동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성우(위)와 성동일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은 귀신이나 무서운 장치를 활용해 공포감을 유발하던 기존의 공포영화들과 다르다.  악마에 빙의되거나 악령 또는 혼령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악마가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무자비하게 공격을 가하는 악마의 모습이 가장 가깝고, 친숙한 가족의 얼굴이라 더 섬뜩하다. 가까웠던 가족의 모습으로 변한 악마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이로 인해 위험에 처하는  이들이 모습은 현실 공포, 그 자체다.

서서히 가족 안에 스며든 악마의 존재는 가족 간의 균열로 이어지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경계와 분노를 유발한다. 사람의 모습으로 몸을 바꾸고 인간관계에 숨어들어 그들을 교란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악마가 ‘변신’하는 이유다.

‘변신’에서 섬뜩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 장영남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에서 섬뜩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 장영남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들은 1인 2역에 가까운 열연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평범한 가족 구성원의 모습부터 변신한 악마의 모습까지, 극과 극의 얼굴을 보여준다. 특히 아빠 강구 역의 성동일과 엄마 명주로 분한 장영남의 연기 변신이 돋보인다. 성동일의 차갑고 섬뜩한 눈빛과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장영남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배성우는 구마사제로서의 직업적인 능력과 삼촌으로서의 따뜻함을 동시에 지닌 중수로 완전히 분해 첫 타이틀롤을 훌륭히 소화한다. 김혜준(선우 역)·조이현(현주 역)·김강훈(우종 역)도 몰입도 높은 연기를 펼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 반복되는 위기 상황 ‘DOWN’

색다른 설정과 숨 막히는 전개로 긴장감 있게 달려가던 ‘변신’은 중반 이후부터 힘이 풀린다. 변신하는 악마의 존재를 확인하고, 악마가 변신하지 못하는 방법까지 알아내지만 너무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의 선택이 이어지며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113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다소 찝찝함을 남기는 결말도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변신’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총평

오프닝부터 시선을 사로잡으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가던 ‘변신’은 중후반부터 다소 맥이 풀린다. 반복되는 위기 상황과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의 선택이 몰입을 방해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기존 공포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설정으로 색다른 공포를 선사하고, 배우들의 소름 끼치는 열연은 극을 끌어가는 힘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얼굴로 변신한 악마의 모습은 친숙해서 더 무섭고, 섬뜩하게 다가온다. 오는 1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