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6 13:52 (월)
한불모터스, ‘애국 마케팅’으로 더 커질 ‘일본해 지도’ 역풍
한불모터스, ‘애국 마케팅’으로 더 커질 ‘일본해 지도’ 역풍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08.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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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홈페이지 내 지도가 국내 포털사이트 버전으로 바뀌어있다. 당초 이 지도는 일본해 및 리앙쿠르 암초 표기가 포함된 구글맵 글로벌버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DS 홈페이지
DS 홈페이지 내 지도가 국내 포털사이트 버전으로 바뀌어있다. 당초 이 지도는 일본해 및 리앙쿠르 암초 표기가 포함된 구글맵 글로벌버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DS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푸조·시트로엥·DS 등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의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한불모터스가 홈페이지에 ‘일본해 지도’를 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애국 마케팅’까지 펼치고 있던 터라 더욱 거센 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뉴스1>은 최근 시트로엥과 DS의 한국 공식 홈페이지 내 딜러네트워크 및 서비스센터 안내 지도에 ‘동해’와 ‘독도’가 아닌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가 표기돼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일본해 지도’ 논란은 앞서도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으며, 적잖은 기업들이 곤욕을 치러야 했다. 물론 한불모터스를 비롯해 논란에 휩싸였던 기업들이 일본해 및 리앙쿠르 암초를 지지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구글맵 글로벌버전을 활용하면서 이러한 사항을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불모터스의 이 같은 논란은 여러모로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다.

우선, 세심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일본해 지도 사용 논란은 20년 이상 지속돼온 문제다. 초기엔 주로 외국 정부 및 기관의 표기가 문제됐고, 일부 국내 기관 및 방송사가 실수로 잘못된 지도를 사용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번 사례처럼 구글맵 글로벌버전을 사용한 기업들이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한 것도 2012년 무렵부터다. 이후 기업들의 일본해 지도 사용 논란은 수차례 반복됐다.

이에 따라 대다수 기업들은 구글맵의 한국버전을 사용하거나 아예 다른 지도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신생 기업의 홈페이지 구축이나 홈페이지 개편에 있어서도 ‘지도 확인’은 필수 체크리스트가 됐다. 심지어 일본차 브랜드 홈페이지도 동해와 독도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더욱 아쉬운 점은 ‘시점’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반일감정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러한 시점에 일본해 지도를 사용해온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문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달아오른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다.

심지어 한불모터스는 그동안 ‘토종기업’임을 강조해왔으며 최근엔 시류를 타고 ‘애국 마케팅’까지 진행 중이었다.

2002년 설립된 한불모터스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푸조·시트로엥·DS 브랜드의 수입총판으로 영업활동을 이어왔다. 대다수 수입차브랜드들이 한국 지사 및 법인 형태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해온 것과 큰 차이가 있다. 한불모터스의 최대주주는 송승철 대표이사(65.06%)이며 나머지 지분도 대부분 한국인이 보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송승철 대표이사는 불과 지난 6월에도 ‘토종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한불모터스는 최근 반일감정 및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시류에 발맞춰 ‘8·15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다. 광복절이 있는 8월 한 달간 일부 모델에 대해 550만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

한불모터스는 특히 “푸조는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의 군수물자 요구에 저항하며 스스로 공장을 폭파하고 프랑스 독립군을 후원했던 역사를 가졌다”며 “나라를 되찾은 광복의 가치에 깊이 공감하며 이를 기념하고자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권침탈에 굴복하지 않은 8·15 광복절과 푸조의 정신 및 가치를 강조한 것인데, 정작 홈페이지 지도엔 국권침탈을 상징하는 표기를 담고 있었다.

이처럼 좋지 않은 시기에 씁쓸한 논란에 휩싸인 한불모터스는 거센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고, 대외 위신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자동차는 각종 논란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곤 한다. 실제 일본차 브랜드는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판매실적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견적·문의는 물론 중고차시장에서도 그 여파가 포착되고 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한불모터스 측은 즉각 시트로엥 및 DS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서 지도를 빼거나 다른 지도서비스를 적용하며 사태 진화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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