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 씨의 실형 선고가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뉴시스
드루킹 김모 씨의 실형 선고가 공범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모 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킹크랩(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조작 행위는 “여론을 왜곡하는 중대한 범죄”인데다 이에 대한 대가로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의 공직 임용을 요구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선고된 형량은 징역 3년이다.

김씨에 대한 판결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범관계로 기소돼 1심에서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전망은 밝지 않다. 김씨가 포털사이트의 업무를 방해했다는데 재판부의 생각이 변함없는 만큼 공범으로 묶인 김경수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도 유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 공범으로 묶인 ‘업무방해’ 혐의… “중대 범죄, 죄질 불량”

앞서 김씨는 경공모 회원들의 아이디를 동원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8만여개의 기사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 공감·비공감을 클릭(9970여만회)하는 방식으로 댓글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포털사이트의 업무방해를 넘어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했다는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김씨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4부는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조작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정보”라면서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의사를 표출하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된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려 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저해하므로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질타했다. 이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지사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쏟아질 비판과도 같다.

드루킹 김씨는 내달 5일 예정된 김경수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그의 진술을 탄핵해야 김경수 지사에게 유리한 결론이 나온다. / 뉴시스
드루킹 김씨는 내달 5일 예정된 김경수 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그의 진술을 탄핵해야 김경수 지사에게 유리한 결론이 나온다. / 뉴시스

물론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재판 결과는 김씨와 다를 수 있다. 1심 재판이 김씨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에서 진행됐다면 항소심 재판은 서로 분리된 상태다.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심리는 서울고법 형사2부에서 맡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 재판에서 쟁점은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다. 김씨와의 공범 관계 및 범죄 행위 인지 여부를 밝힐 중요 단서다. 김경수 지사 측은 ‘킹크랩 시연을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씨의 항소심 재판부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댓글 조작 범죄 행위에 대한 판단 이외 김경수 지사의 공모 여부에 의견을 내지 않은 것.

김씨는 내달 5일 예정된 김경수 지사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김씨는 댓글 조작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범행 계획을 김경수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재판은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검팀이 주목하고 있는 증인은 ‘둘리’ 우모 씨다. 김경수 지사 앞에서 킹크랩을 직접 시연했다고 진술한 그다. 항소 기각으로 원심의 징역 1년 6월 판결이 유지된 우씨는 이달 22일 예정된 김경수 지사의 재판 증인으로 김씨보다 앞서 출석한다. 김경수 지사의 항소심 선고는 이르면 10월로 점쳐지고 있다. 그는 “항소심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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