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업체 참존이 뒤숭숭하다. 오너인 김광석 회장이 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다. 각종 방법으로 회삿돈을 유용한 제기된 만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 회삿돈으로 교회 헌금 내고 아들 회사에 불법대출?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박진원 부장검사)는 지난 5월 김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회삿돈으로 자신이 다니는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에 19년에 걸쳐 약 37억원을 헌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배우자에게 20년 동안 월급 명목으로 22억원을 지급하고, 해외여행 등 개인적으로 쓴 10억원을 법인카드로 처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고소장에는 김 회장의 아내가 임원으로 등재됐지만 실제 회사에는 나오지 않았다는 주장이 담겼다.
이와 함께 회삿돈으로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에 차용증도 없이 무이자로 거액을 대출해줬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아들이 대표로 있는 아우디 딜러사 ‘참존 모터스’와 람보르기니 딜러사인 ‘참존 임포트’ 등에 회삿돈 420억원을 불법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김 회장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 회장은 물론, 참존도 큰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특히 가뜩이나 수익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참존에는 오너리스크는 치명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존은 김 회장이 지분 92.31%를 보유한 기업이다. 약사 출신인 김 회장은 1984년 회사를 직접 세웠다. 참존은 화장품업계 1세대 회사로 ‘청개구리 광고’가 히트를 치면서 1990년대 호황을 누린 업체다. “샘플만 써 봐도 알아요”라는 광고 카피와 청개구리 캐릭터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브랜드 호감도 상승으로 매출이 급성장해 한때 업계 3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는 업계 5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정도로 침체된 상태다. 2000년대 들어 로드샵(길거리 매장) 브랜드가 업계를 장악하면서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매출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약화됐다. 2017년에는 적자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2017년 2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는 16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흑자전환에 성공지만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런 가운데 오너의 비위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의 상황을 맞았다. 참존은 이번 검찰 수사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리더십도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