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5 20:20
황교안의 승부수 장외투쟁 난관 셋
황교안의 승부수 장외투쟁 난관 셋
  • 은진 기자
  • 승인 2019.08.19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5월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문재인 정권 규탄 3차 집회에 참석해 규탄발언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5월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문재인 정권 규탄 3차 집회에 참석해 규탄발언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시 장외투쟁을 시작하기로 했다. 단, 취임 초기 ‘민생투쟁 대장정’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1차 장외투쟁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원내·정책투쟁을 병행하는 ‘3대 투쟁’ 형식으로 진행해 길거리 투쟁에 대한 당내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거리로 나가는 당 지도부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황 대표가 장외투쟁 재개를 선언한 것은 18일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황 대표를 대신해 김성원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황 대표 입장문을 발표했다. 황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저와 한국당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력한 투쟁을 시작하겠다. 국민의 경고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오는 24일 광화문에서 구국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후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회 보좌진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우리 당 왜 이럴까. 머리를 좀 썼으면 좋겠다. 지금 현안들이 얼마나 많은데 헛짓거리만 하고 있는지 돈 허튼 데 쓰지 말고 제발 정책 연구와 대안을 만드는 데 쓰고 머리 좋게 투쟁합시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보좌진은 황 대표를 겨냥해 “밖에서 들어온 의전병자 한 명이 수백의 당원을 땡볕으로 끌어내려 한다. 거의 준 테러에 가까운 이 짓을 영감들(의원들)은 순순히 또 따를 태세”라고 했다.

◇ 막말·역풍·실효성 논란 없을까

황 대표가 다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난 4월 1차 장외집회 이후 지지율 상승효과를 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지지층 결집 효과를 톡톡히 봤던 황 대표가 최근 당 안팎 상황을 재정비하기 위해 장외투쟁으로 ‘세몰이’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은 물론 하락세로 접어든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대표 취임 직후에 장외집회를 했던 것은 당시 시기적으로도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데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적절해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다”며 “당장 국정감사와 인사청문회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원내투쟁을 병행한다고 해도 장외로 화력이 분산되는 모습만 보여질 것”이라고 했다. 첫 장외집회를 마무리하고 약 4개월 만에 비슷한 방식의 집회를 벌이는 것은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우려다.

1차 장외집회 당시 불거졌던 막말 논란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당원들과 지지자들만 모아놓은 장외집회에선 의원들이 쉽게 분위기에 휩쓸려 다소 부적절한 내용의 연설을 하기도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하하는 뜻을 담은 ‘달창’ 발언을 한 것도 대구에서 열렸던 장외집회에서였다. 또 다시 막말 논란이 불거질 경우 장외집회는 황 대표의 ‘승부수’가 아니라 ‘패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번 시작한 장외투쟁을 접을 명분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한국당 입장에선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패스트트랙 사태를 계기로 시작됐던 1차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당내 곳곳에선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이번에는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원내투쟁을 병행하기로 했지만,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하는 매주 주말마다 장외집회를 할 경우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 당내에서부터 파열음이 일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호영 의원은 장외투쟁 방침에 대해 “당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갈라져 있다. 막상 장외투쟁을 하면 인원 동원도 문제고 비용도 문제여서 참 어려운 일이지만, 고육지책이다”라며 “국정 전반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제1야당의 주장이 거의 무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힘들고 어렵지만 이 길밖에 없지 않나 해서 선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장외투쟁의) 실효성은 가늠이 안 가지만, 국민 한 분이라도 이해하시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공당의 입장에서 조금의 성과가 아니겠느냐”며 “기왕에 실효성을 극대화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절대 투쟁력이 분산된다고 보지 않는다. 원내투쟁이 약화하는 것은 아니고 투쟁 방식이 구분되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