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점프AR 동물원’을 출시했다. AR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장소에서 동물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최수진 기자
SK텔레콤이 ‘점프AR 동물원’을 출시했다. AR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장소에서 동물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최수진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카메라를 잔디밭으로 돌리자 바닥에서 섬광이 일어나고 그 위로 고양이가 나타났다. 그냥 고양이가 아니었다. 어림잡아도 사람 몸집의 수십배가 넘을 것 같은 고양이다. 심지어 이 거대 고양이와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사진까지 찍을 수 있다. SK텔레콤 ‘AR 동물원’을 통해 가능한 일이다.

SK텔레콤이 ‘점프AR 동물원’을 출시했다. AR(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약 20여종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점프AR’ 앱만 설치하면 된다. 

이 가운데 일부 동물은 특정 장소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이에 기자는 지난 16일 해당 동물이 출몰한다는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향했다. 

◇ ‘상상이 현실로’… 올림픽공원서 펼쳐진 AR 기술

오후 5시께 도착한 서울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은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를 찾으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약 15m 높이의 거대한 고양이 동상이 기자의 눈에 들어오자 이들이 찾으려는 게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인 AR동물 ‘자이언트 캣’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점프AR 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최수진 기자
현재 점프AR 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최수진 기자

이에 기자도 ‘점프AR’을 다운받기 위해 스마트폰을 켰지만 사용할 수 없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며 “10월 이내로 iOS 버전도 지원할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기기는 상위 기종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자는 SK텔레콤 관계자의 스마트폰을 빌려 체험을 했다.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기능은 ‘자이언트 캣’이었다. 88잔디마당의 잔디를 향해 카메라를 돌리자 SF영화에서 나올 법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위로 거대 고양이가 등장했다. 말 그대로 매우 ‘자이언트’ 했다. 사람보다 족히 20배는 커보였다. 

다양한 모션 확인도 가능했다. 자이언트 캣을 누를 때마다 잔디 위에서 뛰어다니거나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앞발을 모아 가만히 앉아있는 등 실제 고양이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이와 같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자이언트’ 동물은 특정 장소에서만 볼 수 있다. 현재는 서울 올림픽공원과 여의도공원 등에서만 가능하다. 

이날 서비스 설명을 맡은 전진수 SK텔레콤 5GX 사업단장은 “우리의 철학이 담겼다”며 “자이언트 동물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희귀종이라고 판단했다. 그런 동물들은 아무 곳에서나 나타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서비스의 아이텐티티 차원에서 특정 지역에 가야 나올 수 있도록 컨셉을 잡았다. 고객이 특정 장소를 찾아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스토리를 만들려고 했다. 포켓몬고가 처음 국내에 알려졌을 때도 사람들이 속초로 몰렸던 적이 있다. 어떤 지역이 특정 서비스의 성지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 ‘고퀄리티’ 서비스, 어떻게 만들었을까

SK텔레콤은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T 리얼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최수진 기자
SK텔레콤은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T 리얼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최수진 기자

이날 점프AR 앱을 사용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콘텐츠의 품질’이었다. 자이언트 캣이 움직일 때마다 달라지는 털의 형태까지도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전진수 단장은 “실감나는 렌더링 기술을 적용한 결과”라며 “일반 앱에 사용되는 기술이 아닌 영화 CG 작업에 활용되는 기술을 사용했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AR 앱과 품질 차이가 크다. 퍼(FUR) 시뮬레이션, 유체 역학(FLUID) 시뮬레이션, 환경 반영(Environmental) 렌더링 등의 기술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모든 기술을 모바일에서 구현하기 위해 최적화를 많이 했다”며 “이 앱의 용량은 현재 300MB(메가바이트) 정도다. 영화 수준의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300MB에 맞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고객들에게 최상의 AR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SK텔레콤은 AR 동물들이 움직일 때마다 수만 가닥의 털의 흩날림과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등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직접 개발한 ‘T 리얼 렌더링’ 기술을 적용했다. AR 콘텐츠의 이질감을 없애기 위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거대 고양이가 앞발을 내딛고 달려올 때 수만개의 털이 세세하게 움직이는 생생한 연출이 모바일 환경에서 가능하다. 장소와 시간대에 따른 빛의 조도, 채도, 산란 정도에 따라 물체에 반영되는 질감, 색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자 환경을 반영하는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캄캄한 집 안에서 점프AR 앱을 실행하면 AR 동물도 어두운 형태로 보인다.

SK텔레콤은 5G 고객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로레이팅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이 사용하는 데이터 비용을 SK텔레콤에서 부담하는 방식이다. 전 단장은 “5G 고객만의 혜택”이라면서도 “다만, 서비스 경험 자체는 모든 고객에게 제공한다. 모든 통신사에서 사용 가능하며, LTE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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