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환 BC카드 대표이사가 수익성 회복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BC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문환 BC카드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업황 부진에도 상반기 순이익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웃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 일회성 요인 제외하면 실적 이익 뒷걸음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순이익 합계는 9,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9%(91억원) 감소한 수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BC카드는 올 상반기 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BC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올 상반기 이익 증가세를 보인 곳은 전업계 카드사 8곳 중 BC카드와 현대카드 뿐이다.

다만 BC카드의 이익 증가에는 일회성 요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BC카드의 올 상반기 실적에는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Mitra Transaksi Indonesia·MTI) 지분(49%) 매각예정이익 151억원이 반영됐다. MTI는 BC카드가 인도네시아 만디리 은행과 손잡고 2016년 설립한 합작사다. BC카드는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과 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맡기로 하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결제망 사업에 외국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결국 불가피하게 지분 매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BC카드는 MTI 지분 전량을 만디리은행에 매각키로 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 관련 매각예정이익이 회계에 반영되면서 수익이 전년대비 늘어나는 효과를 본 것이다.

해당 일회성 이익을 빼면 실질적인 영업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BC카드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 중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매입업무수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연결기준 올 상반기 BC카드의 매입업무수익은 1조5,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감소했다.

문제는 하반기 상황이 더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하반기 카드업계에 더욱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C카드는 해외 사업 진출과 디지털 사업 강화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익 성과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이문환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2017년 12월 BC카드 사장에 올랐고,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 정책을 적극 펼쳐왔다. BC카드는 지난해 10월 카드사 최초로 국제결제표준규격 QR결제를 선보였다. 또 디지털 플랫폼 ‘페이북’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실적 성적표는 신통치 못한 편이다. BC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급감했다. 이는 카드업계 업황 악화와 일회성 이익(마스터카드 지분 매각 이익) 변동,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악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의 임기는 올해 말이면 만료된다. 그는 지난해 말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선임 여부는 아직까지 안개속이다.

이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다보니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에는 본업을 충실히 하는 한편, 글로벌과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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