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여당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가 강한데다 집권 후반기에 검찰이 여권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힘 있는 장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 뉴시스
당초 여당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가 강한데다 집권 후반기에 검찰이 여권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힘 있는 장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후문이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말을 아꼈다.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상세한 경위와 배경 등 실체적 진실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청문회를 앞둔 여당으로선 복잡한 심경이다. 이미 예상했던 상황이다. 지금처럼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돼 당초 여당에서도 조국 후보자의 기용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는 후문이 나올 정도다. 야당의 공세에 ‘적극 대응’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은 불과 며칠 전이다.

이에 따라 조국 후보자의 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머리를 맞댔다.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를 통해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검토한 결과 가짜 수준의 근거 없는 모함”이라는 위원들의 논의 결과를 전했다. 당 지도부도 엄호에 나섰다. “법적 문제가 없고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조국 후보자의 입장을 강조하며 신속한 청문회 진행을 요구했다. 청문회 일정을 잡기 전부터 여야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조국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합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기류는 여전하다. / 뉴시스
조국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합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기류는 여전하다. / 뉴시스

◇ ‘법무부 장관’ 조국에 대한 검찰의 견제

여야 모두 절박하다. 조국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따라 현 정부의 조기 레임덕을 불러오거나, 반대로 집권 후반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수 있다. 그만큼 조국 후보자가 현 정부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는 초대 민정수석으로 발탁돼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사법개혁 밑그림을 그렸다. 다시 말해, 조국 후보자의 기용은 사법개혁 완수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당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조국 후보자의 기용을 말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여권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해선 조국 후보자만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윤석열 총장은 원칙주의자이면서 검찰 조직을 사랑하는 검찰주의자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것도 그다. 결국 집권 후반기로 달려갈수록 검찰이 여권을 겨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감사원 출신인 김조원 민정수석이 내부단속과 인사검증으로 공직기강을 잡고, 윤석열 총장이 사정수사의 전권을 맡으면서 역할 분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도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윤석열 총장과의 합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 부정부패 의혹으로 검찰 수사망에 걸린다면 두 사람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많다. 사실상 조국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견제다. 현재 검찰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설계한 사람이 바로 조국 후보자인데다 2010년 발행된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검사들이 검찰을 쪼갠다고 반발하면 너 나가라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한데 대한 불만과 불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검찰 내부 반발을 잠재우는 것도 조국 후보자의 역할이다. 그가 현 정부의 공약을 완수할 경우 정치적 위상도 달라질 전망이다.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 결과적으로 여권에게 유리하다. 후보가 많을수록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승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부담을 안고서라도 조국 후보자를 엄호하는 이유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에선 조국 후보자의 발목을 잡기 위한 TF팀까지 구성했다.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의 결사항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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