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의 한 직원이 술에 만취해 경찰에게 폭언 및 욕설을 퍼붓는 등 주취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한국전력기술의 한 직원이 술에 만취해 경찰에게 폭언 및 욕설을 퍼붓는 등 주취소란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전력기술의 한 직원이 만취한 상태로 길에 누워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해 귀가조치에 나선 경찰관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는 등 추태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심지어 이 직원은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르려다 이를 말리는 다른 직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기술 감사실은 지난 7월 한 직원의 주취소란 사고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고, 최근 그에 대한 처분요구를 확정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3일이다. 이날 저녁 동료와 저녁식사 및 술자리를 가진 직원 A씨는 밤 10시경 귀가하던 도중 이면도로에 쓰려져 잠이 들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한국전력기술 소속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귀가조치를 위해 순찰차에 태워 회사 정문으로 이동했다.

이때 순찰차에서 내리던 A씨는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고성을 지르는 등 폭언과 욕설을 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폭력을 휘두르려 하기도 했다. 또한 당시 당직근무 중이던 한국전력기술 직원이 자신을 말리자 얼굴과 목 부위를 가격하는 등 실제 폭행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A씨는 만취한 상태로 난동을 부리며 폭력까지 휘둘렀으나, 과태료 처분을 받는데 그쳤다. 폭행을 당한 한국전력기술 직원이 처벌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경찰에 대한 모욕죄 및 공무집행방해죄 역시 여러 사정을 감안해 형사 입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가 본사이전으로 지방에 홀로 생활 중이고, 정년이 2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며, 만취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회사 내부 차원의 감사는 피하지 못했다. 한국전력기술 감사실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A씨와 경찰, 그리고 폭행 피해를 당한 직원 등을 조사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그리고 A씨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징계요구를 최종 확정했다.

한국전력기술 감사실 측은 “공적 의무를 부담하는 공기업 회사의 소속직원으로서 대외적인 민원을 야기하거나, 주취소란·갑질 행위 등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거나 회사의 명예 및 신용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하는 품위유지 의무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직원의 위신 및 회사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킨 행위에 해당한다. 적정한 처분을 통해 본인의 실수를 각성하게 하고, 다른 직원들에게도 처분의 결과를 알려 동일한 사안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계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현재는 감사실에서 처분요구가 확정된 단계이며, 향후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징계 여부 등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전력기술에서는 이처럼 음주에 따른 사건·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보다 철저한 내부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직원이 낙상해 큰 부상을 입은 사고가 있었고, 이번 사건 외에 또 다른 주취사건도 발생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력기술 감사실은 “직원들의 주취소란, 음주행위 등에 대한 자제 및 지양을 강조해왔으나 음주에 따른 사건·사고의 피해 수위 및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직원들의 음주문제와 관련한 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통해 직원들의 회식 및 음주문화 절제를 유도하고, 직원들의 건전한 올바른 공직기강 형성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전력기술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내부 캠페인 등을 통해 바람직한 회식 문화 및 음주사건·사고 예방을 강조해왔으며, 이번을 계기로 음주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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