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10명 중 8명은 일반 궐련 담배를 함께 피는 것으로 조사됐다. / 뉴시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10명 중 8명은 일반 궐련 담배를 함께 피는 것으로 조사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궐련(일반담배)과 함께 사용하는 ‘이중 흡연’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22일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및 금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이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80.8%가 일반담배를 함께 폈다.

이번 조사는 보건복지부가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조홍준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지난해 5월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으로 추출된 20~69세 7,000명(남자 2,300명, 여자 4,700명)을 대상으로 흡연하는 담배의 종류와 흡연행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여성 흡연율이 낮은 점을 고려해 여성 표본을 2배 많이 추출했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흡연자들의 대다수는 아직 일반담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현재 담배제품 사용자(1,530명) 중 궐련 사용자는 89.2%(1,364명) 이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37.5%(574명),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5.8%(39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궐련과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이중 흡연자’들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574명)을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13.4%(77명)에 그쳤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47%(270명),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5.7%(33명)으로 집계됐다. 세 종류의 담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사람도 33.8%(194명)에 달했다.

즉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80.8%)은 궐련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의 사용을 감소시킬 것이란 인식이 틀린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394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사람은 14.2%(56명)였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은 28.2%(111명)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액상형 전자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비율이 8.4%(33명) 였고, 세 종류의 담배를 모두 함께 사용하는 사람이 49.2%(194명) 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담뱃재가 없어서(79.3%)’와 ‘궐련에 비해 냄새가 적어서(75.7%)’ 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 외에 ‘간접흡연의 피해가 적어서(52.7%)’, ‘궐련보다 건강에 덜 해로워서(49.7%)’, ‘궐련 흡연량을 줄일 수 있어서(47.2%)’, ‘제품 모양이 멋있어서(42.8%)’ 순이었다.

한편 전체 조사대상자(7,000명)의 87.4%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자기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울산대학교 조홍준 교수는 “두 가지 이상의 담배 종류를 사용하는 중복사용자는 담배 사용량이 많아 니코틴 의존성이 높고, 궐련을 사용하기 어려운 실내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배를 끊을 확률이 낮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설문조사 결과 전체 조사대상자의 대부분은 전자기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므로, 이를 조속히 제도화해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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