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020년 2,300억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 전경. /삼성전자
기획재정부는 2020년 2,300억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를 위한 결정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 전경. /삼성전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정부와 업계가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는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기술 개발을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산업 육성을 시작한다.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투자와 생산량을 늘려 영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 ‘2,300억원’ 투자로 기술 확보 나선다

21일 기획재정부는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20년 2,300억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726억원) 대비 216.8% 증가한 수치다.

분야별 투자 계획은 △핵심기술 개발(1,500억원) △기반구축(700억원) △팹리스 성장지원(100억원) 등으로 나뉜다. 핵심 기술개발로 선도기술을 확보하고, 대중소 협력 기반조성으로 ‘설계-생산-조립·검사’에 이르는 반도체 가치사슬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칩에 탑재, 경제성 및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SoC(시스템온칩),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 반도체), CIS(CMOS 이미지 센서), PMIC(전력관리 반도체) 등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경쟁력이 △설비 투자 △자본력 등으로 꼽힌다면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은 설계 기술 및 인력이다. 대표적인 기술집약적 산업에 속한다. 정부가 내년도 투자 금액의 65%를 기술 개발에 사용하는 까닭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자동차,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주요 유망분야 위주로 진행할 것”이라며 “시스템 반도체 원천기술부터 제품화까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메모리 중심 반도체 시장에서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비메모리 시장 경쟁력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힘 싣는 업계… 투자 늘리고 생산 확대하고

이 같은 결정은 매년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2,389억달러(약 288조원)에서 2022년 2,659억달러(약 321조원)로 연평균 3.6%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역성장을 예상했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최대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은 이미 시스템 반도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팹리스(Fabless,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디자인하우스(Design House, 설계 서비스 기업)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이천 M10 공장 일부 D램 생산라인이 CIS 생산라인으로 전환됐다”고 언급했다. 메모리 반도체(D램) 생산량을 줄여 시스템 반도체 품목에 해당하는 CIS 생산량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미국의 팹리스 스타트업인 라이언 반도체에 35억원을 투자, 반도체 지분 5%를 확보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시스템 반도체 비전에 대해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내놓은 적은 없다”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모리 투자를 줄이고 CIS 투자를 확대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스템 반도체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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