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등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TBH글로벌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아 흑자 전환을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TBH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등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TBH글로벌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아 흑자 전환을 실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TBH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식을 줄 모르는 반일 정서 속에서 토종 기업들이 반사이익 보고 있는 가운데, SPA브랜드 베이직하우스에도 눈길이 보내지고 있다. 지난해 홍콩 법인의 증시 상장 실패와 적자 전환 등의 아픔을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을지 의류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낙양의 지가 올린 ‘3팩’… 반사이익 톡톡

베이직하우스를 운영하는 TBH글로벌이 턴어라운드의 기회를 잡았다. 보이콧 재팬 바람 속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유니클로의 대체재로 탑텐 등과 함께 거론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국산 브랜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열을 올리고 있는 애국 마케팅에 베이직하우스도 동참했다. 지난 광복절을 맞아 진행한 ‘만세삼장’이 큰 성공을 거두며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캠페인 기간 동안 베이직하우스는 ‘순면 라운드 반팔 티셔츠’ 3장으로 구성된 ‘3팩’을 반값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588%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기능성 속옷 판매도 순항하고 있다.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인 ‘에어리즘’의 대체품으로 떠오른 ‘쿨에센셜’ 라인의 이달 3주 판매율은 전달 동기 대비 36% 뛰었다. 이미 업계에선 겨울용 기능성 속옷의 대박 예감이 감돌고 있다. 탑텐의 ‘온에어’와 베이직하우스의 ‘웜에센셜’ 등 국산 브랜드들이 올 겨울 소비자들의 체온을 높여줄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 젖어있던 베이직하우스로서는 예상치 못한 호재를 만난 셈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유니클로, H&M 등 해외 SPA가 국내 의류시장을 석권하면서 위상이 크게 꺾였다. 후발주자인 탑텐, 스파오 등 국산 브랜드와의 경쟁에도 밀려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한때 SPA의 대명사로 통하던 지오다노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 트렌드 못 읽은 해외… 홍콩 증시 실패 ‘후유증’

실제 2016년 7,225억원까지 오른 연매출 규모는 이듬해 1,739억원으로 급감했다. 급기야 지난해 12억원이 영업손실을 입으며 3년 만에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는 주요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직하우스의 중국 사업 규모는 국내의 2배를 넘는 4,000억 중반에서 5,000억원대에 이른다. 현지 의류 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흘러가는 변화를 일찍 포착하지 못한 베이직하우스는 기존 오프라인 위주의 운영으로 타격을 입었다.

숙원 사업이던 홍콩법인 상장이 무산된 것 역시 뼈아프다. 이로 인해 100% 지분을 가진 홍콩법인(TBH HONG KONG LIMITED)의 의결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올해 2분기부터 TBH글로벌은 홍콩법인을 공동법인으로 분류하고 개별실적만을 공시하고 있다. 이는 홍콩법인 상장을 염두하고 투자를 진행한 골드만삭스로 인해 홍콩법인의 지배력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TBH글로벌은 홍콩법인에 대한 투자금상환을 요구하는 풋옵션을 행사한 골드만삭스 측에 600억원을 상환하고 1년짜리 1,000억원 CB(전환사채)를 발행한 상태다. 권리의무조항을 통해 주요 의사 결정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을 단 골드만삭스로 인해 TBH글로벌이 홍콩법인을 지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외부감사인의 의견이다.

베이직하우스 관계자는 “1,700개에 육박하던 중국 오프라인 점포를 앞으로 1,500개까지 축소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이어가 내년 무렵에는 중국 쪽 실적 개선이 기대 된다”고 말했다. 덩달아 반일 정서 확산으로 국내 사업에서의 매출 증진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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