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0 18:45 (금)
[기자수첩]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불매운동, ‘교과서감’
[기자수첩]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불매운동, ‘교과서감’
  • 서종규 기자
  • 승인 2019.08.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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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지난달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의 반발로 시작된 불매운동이 두달여 가량 지속되고 있다.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국민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성 조치라는 여론이 퍼지며 이번 불매운동은 짧은 시간 내 그 효과를 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불매운동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유니클로가 내달 15일 월계점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고,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일본 맥주의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이 사과하는 날이 온다면, 이번 불매운동은 그 계기가 될 만한 사건으로 교과서에 실릴 만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번 불매운동은 여러 가지로 특별하다고 했다.

서 교수가 이번 불매운동을 특별히 보는 첫째 이유는 시기적인 이유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여기에 광복절, 경술국치 등 역사적 사건이 시기적으로 맞물렸다는 것이다.

그는 두 번째 이유로 SNS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꼽았다. SNS로 전 세계인이 소통하는 시대에 SNS의 파급력이 불매운동의 파급력으로 번졌고, 90년대생을 비롯해 밀레니얼 세대 또한 불매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반일운동이 일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현재 불매운동은 국민 한 명 한 명이 스스로 참여한다는 점에 더욱 특별해 보인다고 했다. 서 교수는 이러한 움직임은 그 누구도 강요한 적 없는, 그야말로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서 교수의 ‘교과서에 실릴 만한 일’이라는 말에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채 100년 안팎의 역사에 이러한 ‘민초’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실제 교과서에 실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1907년 일본에서 도입한 차관을 갚기 위해 벌어진 ‘국채보상운동’과 1920년대 일본의 경제적 수탈에 맞선 ‘물산장려운동’, 여기에 1997년 IMF 당시 범국민적으로 번졌던 ‘금모으기 운동’ 등은 당시 정부 기관의 정책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도화선’ 역할을 했다. 물론 1920년대에는 국권을 상실한 터라 국가 기관이 제 역할을 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소수의 민족단체가 발족한 운동이 전국으로 퍼졌다는 것은 이번 불매운동과 궤를 같이 한다.

서 교수의 말대로 올해 벌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이 미래 교과서에 실릴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번 불매운동이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음에도 범국민적으로 퍼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역대급 한일 갈등과 심상치 않은 불매운동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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