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엘리베이터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주택 경기 악화 등 부정적인 여건 속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역시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유지보수 시장의 성장세 등을 바탕으로 위기 탈출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분기 연결 기준 4,612억원의 매출액과 385억원의 영업이익, 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 7.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현대엘리베이터 별도 기준으로는 2분기 3,95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436억원의 영업이익과 2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3.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6%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업황 부진에 따른 당초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이다. 때문에 투자업계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고, 대신증권 이동현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둘러싼 시장 환경은 긍정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1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엘리베이터 신규 설치와 관련해 상반기 국내에서 거둔 연결 기준 매출액은 5,1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42억원 대비 7.4% 감소했다.

대신 승강기 안전관리법 강화에 따른 유지보수 시장 확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상반기 국내에서 유지보수를 통해 연결 기준 1,717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대신증권 이동현 연구원은 “유지보수 매출액이 예상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강화된 승강기 안전관리법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2분기 당기순손실은 세무조사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앞서 세무조사를 통해 4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으며, 이를 2분기 기타비용으로 반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추징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을 마주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은 “내수 설치 매출액은 올해 1조원으로 전년 대비 7%대 감소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대신증권 이동현 연구원 역시 “국내 주택경기 냉각으로 판매 기조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두 연구원 모두 현대엘리베이터의 목표 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

다만, 유지보수 시장의 성장세는 판매 감소를 만회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지보수 부문은 제품 판매 부문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편이라, 영업이익률의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대신증권 이동현 연구원은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설치시장에서 43.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반해 유지보수 시장 점유율은 22.7%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이 높은 유지보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좋은 시기”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연구원도 “고마진인 유지보수 매출액은 지속 성장해 전년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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