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정상회의 계기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AP-뉴시스
G7정상회의 계기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거듭 “그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옹호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에 특히 민감한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이 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백악관이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양자회담 전 취재진의 질의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행복하지 않다”면서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는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같은 자리에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힌 아베 총리와 큰 대비를 이뤘다.

아울러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로부터(김정은 위원장) 아주 멋진 편지를 받았다. 그는 한국에서 워 게임을 하는 데 화가 났다”며 “나는 개입하고 싶지 않다. 그들이 훈련을 하길 원하고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완전한 돈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미국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했지만 북한과 접촉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유화적인 메시지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아마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 측은 어조가 일부 누그러졌지만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대변인 담화 수준의 비난에서 지난 23일에는 리용호 외무상이 직접 담화문을 내고 미국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싸잡아 비난하는 일도 있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졌다.

리 외무상은 “조선반도의 핵문제를 산생시키고 그 해결을 어렵게 하는 장본인이 미국이라는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며 “6.12조미공동성명채택이후 미국이 한 일이란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전쟁연습들을 끊임없이 벌려놓고 전략자산들을 끌어들이며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 것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결적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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