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악화 속에 일본 술이 국내 LCC 항공기 내에서도 자리를 잃고 있다.
한일관계 악화 속에 일본 술이 국내 LCC 항공기 내에서도 자리를 잃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일관계 악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앞 다퉈 일본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는 LCC업계에서 일본 술도 퇴출되는 모양새다.

에어서울은 8월부터 적용된 기내 판매 식음료 메뉴 리뉴얼에서 아사히 맥주와 대관컵사케를 모두 제외했다. 당초 에어서울은 아사히, 클라우드, 칭다오 등의 맥주와 와인, 사케 등을 판매한 바 있다. 현재는 클라우드와 칭다오 맥주, 그리고 와인 및 위스키를 판매 중이다.

이에 앞서 에어서울은 새롭게 선보인 기내식 세트 메뉴 이미지에 아사히 맥주가 포함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본 맥주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센 상황에서 불거진 논란이었다. 이에 대해 에어서울은 “잘못된 이미지가 게재된 것이고, 세트 메뉴는 클라우드 맥주로 제공된다”고 해명했으며 뒤이어 아예 아사히 맥주와 사케의 판매를 중단했다.

기내에서 일본 술을 판매해온 LCC는 에어서울 외에도 티웨이항공이 있다. 티웨이항공은 블랑, 칼스버그 등의 맥주와 와인, 그리고 오초코 준마이 사케를 판매 중이다. 두 항공사 모두 일본 노선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일본 술 판매에도 이러한 점이 반영됐다.

에어서울이 사케 판매를 중단하면서 티웨이항공은 국내 LCC 중 유일한 사케 판매 항공사로 남게 된 상황이다. 다만 티웨이항공 역시 일본 술 판매를 지속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사케 판매와 관련해 “판매량이 높지 않아 계약된 재고 물량 소진 시 다른 주류로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이 사케 판매를 중단할 경우, 국내 LCC 기내 식음료 메뉴에서 일본 술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는 급속도로 냉각된 한일관계가 남긴 또 하나의 흔적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아사히 맥주와 사케를 메뉴에서 제외시킨 결정엔 최근 한일관계 상황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LCC업계 특성상 기내 판매 식음료는 쏠쏠한 수익을 안겨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일본 술 판매 중단은 노선 감축과 함께 한일관계 악화가 LCC업계에 가져온 변화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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