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리더스코스메틱이 내수 시장 악화 등의 이유로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 리더스코스메틱 홈페이지 갈무리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리더스코스메틱이 올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 리더스코스메틱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K-뷰티의 효자 아이템이 된 마스크팩 성장에 기여해 온 리더스코스메틱이 삐걱이고 있다. 한때 메디힐의 대항마로 불리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은 잠재주가 오늘날 적자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 빨간불 켜진 2분기… 사상 최대 적자 예고

메디힐과 함께 마스크팩 시장을 ‘리드’해 온 리더스코스메틱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2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게 되면서 3년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리더스코스메틱의 올해 2분기 누적 매출은 4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상반기 95억원의 흑자를 냈던 리더스코스메틱은 올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136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당기순손실도 이미 186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돌발성 특급 호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는 명약관화해 보인다.

리더스코스메틱는 2016년 모태인 골판지사업부를 물적 분할(산성피앤씨)하면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2014년 사상 첫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뒤 3년 만에 2,000억원 매출을 넘봤지만 문턱에서 좌절했다. 2016년 1,813억원을 기록한 리더스코스메틱은 이듬해 1,399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고꾸라졌다. 적자 전환 된 영업실적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부문이 부진에 빠진 영향이 컸다. 리더스코스메틱은 2011년 전신인 산성앨엔에스가 리더스코스메틱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사명을 현재의 것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현재 제품 매출과 상품 매출 모두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큰 힘이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리더스코스메틱 자체 생산품에서 발생하는 제품 매출의 판매가 원활하지 않다.

◇ ‘올영’ 못 뚫은 리더스… 내수 경쟁력 뒷걸음

2016년 1,000억원이 넘던 제품 매출은 지난해 807억원으로 줄었다. 수출이 비교적 선전한 반면 내수가 2년 사이에 28% 감소했다. 마스크팩 등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7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 매출의 역량이 저하된 건 채널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더스코스메틱은 드럭스토어(H&B스토어) 1위 올리브영에 납품을 하지 않고 있다. 마스크팩 핵심 판매 채널인 드럭스토어에서는 롭스, 랄라블라, 부츠에서만 만나 볼 수 있다.

올리브영은 전체 드럭스토어 매장수의 80%를 차지한다. 전국 1,500여 드럭스토어 중 1,200여 곳이 올리브영의 간판을 달고 있다. 나머지 3개 업체에 판매 경로를 확보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애당초 메디힐과 ‘게임이 안 되는’ 경쟁을 해온 셈이다. 리더스코스메틱이 해외 시장 활로를 넓히는 데 주력하는 것도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리더스코스메틱은 신선식품매장 ‘세븐프레쉬(7Fresh)’와 입점을 논의하는 등 중국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원가부담과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리더스코스메틱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2016년 62% 수준이던 매출원가율은 올해 2분기 70%까지 커졌다. 광고선전비 등이 포함된 판관비는 지난 3년 사이 30%가 늘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할 화장품 부문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100% 종속회사인 산성피앤씨는 설립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모태 사업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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