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미재향군인단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미재향군인단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인 ‘미국주의’를 강조하면서 북한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으나, 실질적으로는 북한과의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27일(현지시각)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미국재향군인회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며 “이는 (미국주의의) 중심에 있고 미국 건국 원칙의 핵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연설 중 한 대목으로 외교·통상·국방 등 전 분야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는 원칙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주의가 직면한 핵심 상대국으로 중국과 북한 이란을 꼽았다. 이들 국가들이 미국의 외교통상 혹은 안보 이익과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자유무역이 미국의 경상수지 악화를 초래함과 동시에 국내산업 위축으로 안보위기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으며, 핵개발에 나선 이란과 북한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여’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이란과 달리 북한에 대해서는 “취임 때와 비교하면 평화가 찾아왔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는 만큼, 외교적 해법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인내’를 표방하며 북한에 대해 사실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오바마 행정부 정책과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제재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제재를 언급할 경우,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23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개인 담화를 통해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고 역시 폼페이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라며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돼 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은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 분명하다”고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제재’ 발언에 원색적인 비난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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