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시스
27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2019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녀와 관련된 각종 특혜 의혹이 확산되자 정부여당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 청년층이 흔들리고 있다. 불공정한 특혜·비리에 민감한 2030세대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자유한국당이 ‘청년층 표심 잡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그동안 한국당의 취약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청년층에 생긴 균열을 공략해 지지기반을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 입시 과정에서 불공정한 절차로 이득을 봤다는 의혹이 알려지면서 20대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 부정평가는 크게 증가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9일~23일 조사해 26일 발표한 8월 3주차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운영을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한 연령층은 20대(52.7%)였다. 이어 50대가 51.6%, 30대가 43.4%, 40대가 38.7%로 나타났다. 

이는 조 후보자 임명 찬반 여론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조사한 조 후보자 임명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중 조 후보자 임명을 찬성하는 비율은 16.2%에 그쳤다. 반대는 68.6%였다. 이는 50대(찬성 27.2%, 반대 64.8%)와 60세 이상(찬성 15.0%, 반대 65.0%)보다 반대 응답이 많은 것이다. 30대(찬성 40.1%, 반대 49.1%)와 40대(찬성 42.6%, 반대 50.9%)층에서도 반대가 찬성보다 더 많았다.

◇ 황교안 “그동안 청년 목소리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한국당은 흔들리는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총선을 앞두고 이렇다 할 지지율 상승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 후보자 자녀 관련 논란을 계기로 2030세대의 마음을 잡겠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 모교인 서울대와 조 후보자 딸 논란에 휩싸인 부산대가 ‘조국 사퇴 촛불집회’를 여는 등 청년층의 반발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황교안 대표는 “저와 우리당은 분노하는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우리 사회 불공정을 바로잡고 공정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우리당이 2040 세대를 섬세하게 보지 못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던 것은 뼈아픈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청년의 아픔을 치유하고 더 이상 청년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앞장서서 처절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27일~28일 열린 한국당 연찬회에서도 청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상대적으로 표가 움직이지 않는 부동층인 40·50·60대와 달리 20·30대의 표는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표’라는 점에 중점을 두고 청년층의 지지를 끌어와야 한다는 취지의 분석 자료를 내기도 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은 “19세까지 합치면 35%가 넘는 유권자가 20·30세대”라며 “미개척 분야를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28일 연찬회 마무리 발언에서 “지난 토요일(24일) 집회에 2030 청년들이 눈에 띄게 많이 참석했다고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 당의 변화를 실감할 수가 있다”며 “언론은 조국 반사이익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저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가 꾸준히 변화의 길을 걸으면서 청년들과 여성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을 해왔다. 또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권과 투쟁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렸다. 이 정권에 등을 돌린 분들이 하나 둘 우리에게 돌아오는 이유가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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