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핵심은 자녀의 학업과 진학과정에 유명인 아버지의 힘이 작용했느냐다. 딸의 KT 정규직 취업 청탁 혐의로 재판을 준비 중인 김성태 한국당 의원이나, 아들의 KT 입사를 두고 의심을 받았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 역시 같은 맥락에서 논란이 됐다.

그런데 ‘좋은 일자리 감소’라는 또 다른 측면으로도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좋은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좋은 일자리는 나오지 않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자녀 취업청탁 등의 문제는 고도 성장기에 있었던 과거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었다.

황세원 LAB2050 연구실장은 28일 ‘좋은 일자리의 맥락에서 본 조국 후보 자격 논란’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한국 사회에서의 좋은 일자리의 기준’에 대해 연구해 온 관점에서 보면, 이 일은 한국 사회에 ‘좋은 일자리’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지, 그 때문에 사람들의 불안감과 조바심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했다.

황 연구실장은 “2000년대쯤만 되돌아 봐도, 부모가 국회의원이나 금융지주 회장에게 청탁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기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지도 않았다. 외국 유학을 한 뒤에 관리자급으로 바로 들어가거나, 아예 적당한 사업을 차려서 대표가 되는 쪽을 택했다”며 “언젠가부터 재력과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자녀를 어떻게든 기업 신입사원으로 넣으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국 후보의 가족은 변화해 온 시대의 맥락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조국 후보는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덕에 원하는 길을 선택해서 우아하게 걸어가는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에 비해서 그의 딸은 그렇게 우아하게만 살아온 것 같지도 않다. 가진 자원들을 남들과 같은 경로의 자격 획득 과정에 모두 갈아넣어 왔고 많은 시간과 노력도 투입한 것 같은데 아직 원하는 자격을 획득하지도 못한 상태”라고 봤다.

그러면서 황 연구실장은 “어떻게 보면 그저 모두가 이 사회 구조에 짓눌려 있는 중이다.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좋은 일자리’라는 자원을 놓고 한국 사회 전체가 쟁투를 벌이고 있으며, 모두가 불안해하고 불만족스럽다”고 다른 관점으로 조 후보자 논란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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