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형지I&C가 '예작'과 '캐리스노트' 신규 매장을 늘려가며 채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형지I&C 홈페이지 갈무리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형지I&C가 '예작'과 '캐리스노트' 신규 매장을 늘려가며 채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형지I&C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경영 신호등에 비상등에 켜진 형지I&C가 공격적인 점포 확장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자본잠식을 목전에 둔 형지I&C가 중국 철수 후유증을 이겨내고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동시다발 점포 확대… 접근성 제고 사활

형지I&C가 대대적으로 유통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주요 거점 내 백화점에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9일 형지 등에 따르면 형지I&C는 최근 셔츠 브랜드 ‘예작’(2개)과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5개) 신규 매장을 연달아 열었다.

지난 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신규 매장을 연 예작은 29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에도 둥지를 틀었다. 단일 매출로 연 360억원을 달성하고 있는 예작은 형지I&C의 간판 브랜드격이다. 형지I&C는 강남 지역 영업 인프라 강화를 통해 예작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씌우겠다는 의도다.

캐리스노트의 저변을 늘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무려 5개 매장을 새롭게 연다. 지난 13일과 17일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과 용산 아이파크몰점에 이어 23일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에 매장을 새로 열었다. 28일에는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을 열었으며 오는 2일을 목표로 롯데백화점 구리점 오픈을 준비 중에 있다.

형지I&C가 동시다발적으로 신규 매장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채널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본’(캐릭터캐쥬얼)과 ‘스테파넬’(니트웨어)을 포함해 최근 운영 중인 브랜드 4개 영업장이 모두 축소되고 있어 인지도 제고 필요성이 제기됐다. 예작은 지난 2년 간 백화점 및 아울렛 매장 7곳이 사라졌다. 9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하던 캐릭터 본 역시 1분기 기준 84개로 줄었다. 캐리스노트와 스테파넬도 각각 70개와 50개 밑으로 내려갔다.

◇ 바닥난 ‘곳간’ 속 통 큰 ‘투자’

축소된 영업망은 중국 진출 실패와 더해져 형지I&C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4년 형지I&C는 예작과 신규 브랜드 ‘본지플로어’로 대륙 공략에 나섰지만 3년여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설상가상 본지플로어의 국내 사업도 종료돼 심혈을 기울인 브랜드 론칭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해외 시장 개척과 브랜드 확장 등 신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형지I&C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7년 8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형지I&C는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300억원을 바라보는 연매출은 1,000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5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영업 실적도 가까스로 흑자(6,000만원)를 유지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0.04)은 1에도 미치지 못해 이자를 갚기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뿐만 아니다. 2분기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는 104%로 직전 분기에 비해 4%p 떨어졌다. 자본총계와 자본금과의 격차가 7억원에 불과한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형지I&C는 반복된 순손실로 인해 결손금을 떠안고 있다. 신규 투자의 밑천이 되는 잉여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유통망 확장이라는 모험을 감행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서 하반기 전자상거래 사이트 ‘티몰’ 입점을 통해 또 한 번 중국 시장에 재도전장을 내밀 채비를 하고 있다. 형지I&C의 공격적인 행보에 업계 안팎에서 우려 섞인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형지 관계자는 “현재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의 개념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국내 대형 백화점에서 이미 형지I&C 매장의 성장성을 면밀히 검토 후 입점을 가능케 한 사항이며 또한 이번 신규매장 오픈은 이미 지난해부터 장기적 사업 계획의 일부로 준비해온 상황이라 비용 투입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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