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자신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조국 후보자 딸에게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며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조언했다. /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네거티브 공세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자신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며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조언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준용 씨가 SNS 활동을 재개하기로 결심한 것은 '작가 활동을 전하기 위한 개인 채널 필요성을 느껴서'다. ‘대통령 아들’로 유명하지만 본업은 미디어아트 작가로, 초중고교 소프트웨어 교재 납품 사업을 부업으로 해오고 있던 터다. 그는 “좋은 소식을 많이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소통을 예고한 셈. 그간 자세를 낮춰왔던 모습과 사뭇 달라졌다.

◇ 경험자로서 조국 후보자 딸에게 건넨 조언

준용 씨는 한발 더 나아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을 향해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고 적은 것. 입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조모 씨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자신 또한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고용정보원 취업에 대해 야당으로부터 채용 비리라고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준용 씨는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숨죽이고 다녔다. 그는 조씨에게 “저는 그랬지만, 숨어 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위로했다.

문준용 씨가 SNS를 다시 시작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작가로서의 소식과 함께 자신을 향한 잘못된 보도를 바로 잡거나 허위사실에 대한 반박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문준용 씨가 SNS를 다시 시작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작가로서의 소식과 함께 자신을 향한 잘못된 보도를 바로 잡거나 허위사실에 대한 반박 입장을 전할 때 SNS를 활용했다.

준용 씨의 작심 발언은 정치권을 겨냥했다. 그는 “후보자의 자식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검증 과정에서 자식의 실력과 노력이 폄훼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조국 후보자의 딸 역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을 텐데,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과거 ‘경험자’로서 준용 씨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앞서 준용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이후 자신에게 붙여진 ‘대통령 아들’이라는 호칭에 부담을 표시해왔다. 잘한다고 해도 얼마든지 허위 의혹들이 사실처럼 퍼질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걱정되는 게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활동 영역에 대해선 분명하게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평창미디어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반박했다.

준용 씨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저는 충분한 기간 동안 작가로서 국내외 주요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역량을 인정받아 초대 받았다”면서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모든 작품 활동에 비방을 일삼는다면, 앞으로 ‘개인 문준용’, ‘작가 문준용’으로서 어떠한 활동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조국 후보자의 딸에게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로는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전면전이다. 준용 씨는 정국의 블랙홀로 떠오른 조국 후보자의 검증 문제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채용 비리 의혹이 다시 한 번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았을 터다. 때문에 준용 씨의 이번 발언은 앞으로 그가 제기될 의혹에 대처할 모습이기도 하다. 조씨에게 조언한 것처럼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 실제 준용 씨는 자유한국당 김성태·곽상도 의원에게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준용 씨는 김성태 의원이 딸의 부정 취업 의혹으로 기소된 것과 관련해 '문준용의 공소시효는 존중돼야 하고 김성태 딸의 공소시효는 문제 삼아도 되느냐'고 반발하자 “취업 관련 형사고소를 당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곽상도 의원이 교육부에 자신의 소프트웨어 교재 납품 사업 관련 자료를 요청한 사실이 전해지자 “제 아버지가 누구이기 때문에 사는 게 아니라 제 작품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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