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가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녹십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GC녹십자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1년 새 주가는 크게 주저앉았다. 

녹십자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년 전 종가(18만6,500원)과 비교하면 42% 하락한 수준이다. 녹십자의 주가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20만원을 웃돌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 접어들어 기세가 대폭 꺾었다. 올해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10만원을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 제제로 유명한 곳이다. 매출 기준으로 제약업계 2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올해 견조한 실적으로 투심을 끌어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상반기 성적표는 신통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는 연결기준 매출 6,464억원, 영업이익은 2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3% 감소했다. 순이익은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녹십자는 91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결기준 실적 부진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평가됐다. 우선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이익을 갉아먹었다. 녹십자는 바이오벤처 등에 상당액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주에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평가손실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연결 자회사인 녹십자엠에스가 애물단지 노릇을 했다. 녹십자엠에스는 혈액백 입찰에서 담합 혐의가 드러나 과징금 58억2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녹십자엠에스는 이같은 일회성 비용을 올해 상반기 실적에 반영했다. 녹십자엠에스는 별도기준으로 올 상반기 1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주요 자회사의 부진으로 녹십자의 연결 실적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의 경우, 순이익을 제외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세를 보였다. 녹십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596억원, 1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5.2%와 47.5% 늘어난 규모다. 

증권가에선 매출이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높이 보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녹십자는 5월 29일 유전자 재조합 형태의 혈액응고인자 Factor 8인 그린진 F의 허가신청서를 중국에 제출했으며, 헌터라제 또한 7월 30일 중국 CFDA로부터 허가신청서가 접수됐음을 통보받았다“며 ”혈우병과 헌터증후군 모두 중국 CFDA가 지정한 희귀질환으로 희귀의약품의 경우 심사기간이 9개월임을 고려할 때 내년 2분기 시판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도 주가는 좀체 힘을 못 쓰고 있다. 최근 제약·바이오가 각종 악재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녹십자도 동반 부진한 모습이다. 과연 해외 수출 기대감을 타고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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