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공원 인근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부산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이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차별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당내에서도 곤혹스러움이 감지된다. 정치권에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부산 송상현광장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에서 “이 정권을 들어서 부울경을 정말 차별한다. 이 정권이 부울경 쪽 (출신) 인재를 등용하는지 봤더니 간단한 통계만 내도 서울 구청장이 25명인데 그 중 24명이 더불어민주당이고, 그 중에서 20명이 광주·전남·전북(출신)이더라”라며 “이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란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부울경을 차별하면서 힘들게 하는 이 정권에 대해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선과 공천을 통해 지방선거 후보로 나서 선출되는 선출직인 구청장직을 놓고 “문재인 정권이 호남출신을 우대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역감정까지 정쟁으로 활용하려는 나 원내대표는 더 이상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며 “헤아릴 수 없는 막말과 비위로 논란의 중심에 서더니 우리 정치권의 금기라 할 수 있는 지역갈등 조장까지 서슴지 않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사과와 함께 정치권을 떠나기 바란다. 우리 사회를 이념과 지역으로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은 정치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해 “지역감정을 유발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승주 한국당 의원은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감정을 유발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서, 인사에 있어서 여러 가지 균형감, 지역 균형을 좀 취해 달라는 이런 주문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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