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점포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롯데쇼핑이 앵커투자자로 참여한 롯데리츠의 상장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 롯데쇼핑
오프라인 점포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롯데쇼핑이 앵커투자자로 참여한 롯데리츠의 상장 등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 롯데쇼핑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부진의 여파로 악화된 수익성을 끌어 올리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까지 나서 롯데쇼핑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주가 방어로 지원 사격 나선 롯데지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자산 유동화에 나선 롯데쇼핑 지원에 롯데지주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29일 롯데지주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롯데쇼핑의 주식 20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입으로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쇼핑 주식수는 1,097만4,799주(38.80%)에서 1,117만4,799주(39.50%)로 증가했다.

이번 주식 매입이 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악화에 따른 롯데쇼핑의 실적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롯데가 지주사로 전환한 2017년 10월 이후 롯데쇼핑 주식을 매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롯데쇼핑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실제 롯데쇼핑의 최근 실적은 부침에 빠져 있다. 23조에 달했던 연매출은 17조원대로 하락했다. 2016년 9,04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 감소한 5,970억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2,469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손실(206억원)로 돌아선 뒤 지난해 마이너스 4,650억원으로 크게 악화됐다.

핵심 사업부문인 백화점과 할인점의 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범이 됐다. 같은 기간 8조 매출을 거두던 백화점은 최근 2년간 3조원 초반대의 실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특히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할인점 부문의 영업수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3년간 누적된 영업손실은 6,126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만 2,87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 롯데리츠, 홈플러스 사례 극복할까

올해 역시 분위기 반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건 고무적인 대목이지만, 연매출(8조9,033억)과 영업이익(2,968억)이 지난해와 엇비슷하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롯데쇼핑의 2분기 이자보상배율(1.2)은 간신히 1을 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보면 해당 지표는 0.7로 떨어지게 된다.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롯데쇼핑 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가자 지주는 이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 자회사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 주당 23만원에 육박했던 롯데쇼핑의 주가는 지난달 16일 11만,9000억원으로 급락했다. 롯데지주 또한 “롯데쇼핑 실적 개선을 위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밝히고 있다.

롯데쇼핑은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리츠는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리츠의 총 공모주식수는 8,598만4,442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5,000원 전후다.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4,300억원의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모자금은 롯데쇼핑으로부터 매입할 리테일 부동산 매매대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장 한켠에서는 홈플러스리츠가 수요 예측 실패로 상장에 실패한 사례를 들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마트 외에도 백화점, 아울렛 등 다양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그룹의 든든한 ‘뒷배’가 있다는 점 등 홈플러스의 경우와 달라 투자 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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