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데이터=통계청, 뉴시스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데이터=통계청,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4% 포인트 하락한 104.81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래 처음이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정부는 다른 곳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3일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04% 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0%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인은 우선 농산물 가격의 변화가 꼽힌다. 지난해 이상 폭염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은 2017년 대비 9% 가까이 상승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폭염이 수그러들고 농산물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풍도 없어 농산물 가격이 2018년 대비 11% 넘게 하락했다. 무와 배추, 마늘 등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대비 20%에서 최대 50%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국제유가 하락과 각종 석유제품 가격인하 역시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석유제품 가운데 등유(2.9%)를 제외하면 자동차용 LPG(-12%)와 휘발유(-7.7%), 경유(-4.6%) 등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작용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유류세 인하 정책, 교육 복지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물가가 낮아진 상황”이라며 “기상 여건이 양호하면서 농축수산물의 생산량이 늘어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디플레이션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이나 개인 서비스는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외부 요인이 큰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은 시기에 따라 변동이 크다”면서 “단기 급등락 요인에 따라 물가 상승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0%대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 공급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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