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단협을 무분규로 매듭지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단협을 무분규로 매듭지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의 ‘무분규 임단협’을 완성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일, 5만105명의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019년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87.56%에 해당하는 4만3,871명이 투표에 참가했으며, 56.4%(2만4,743명)가 찬성해 가결됐다. 반대는 43.4%(1만9,053명)로 집계됐다. 찬성률이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과반수를 가뿐히 넘기면서 임단협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2011년 이후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 짓게 됐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이에 따른 한일관계 악화로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산업계 전반에 영향력이 큰 현대차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수년간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 매년 파업 사태를 빚었던 현대차 노사는 올해도 파업 먹구름이 짙게 드리운 바 있다. 노사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노조가 교섭결렬 선언 및 파업 찬반투표 가결에 나섰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가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악화되고,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여파를 끼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노조는 일본의 경제도발을 규탄한 뒤 사측과의 집중교섭 재개를 결정했고, 기간을 한 차례 연기한 끝에 사측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국가 전반에 닥친 심각한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서, 노사의 입장 차도 빠르게 좁혀진 것이다.

특히 현대차 노사는 분주하게 합의안을 도출하면서도, 임금체계 개선,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등 알찬 내용을 담는데 성공했다.

현대차 노사의 이 같은 행보는 임단협 과정에서 갈등을 노출하고 있는 업계와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노사의 이해관계 못지않게 국가적 상황도 중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파업 위기에 우려를 나타냈던 이낙연 국무총리도 현대차 노사를 높게 평가하며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이낙연 총리는 3일 국무회의 중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언급하며 “노사 양측의 성숙한 결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여러 사업장에서 임단협이 진행되고 있는데, 노사가 경제여건의 엄중함을 생각하며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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