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스쇼핑이 신설 자회사(글라이드)를 설립하고 HMR과 펫푸드 등 역량을 강화한다. / 엔에스쇼핑
엔에스쇼핑이 신설 자회사(글라이드)를 설립하고 HMR과 펫푸드 등 역량을 강화한다. / 엔에스쇼핑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양재동 스마트 물류센터 구축 승인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엔에스쇼핑(NS쇼핑)이 새 유통 플랫폼을 선보이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설 자회사 글라이드가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수직계열화에 차질을 빚고 있는 엔에스쇼핑의 우환을 덜어내고 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갑튀’ 새 온라인 플랫폼 선보인 엔에스

하림그룹의 계열사인 홈쇼핑업체 엔에스쇼핑이 유통 전문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글라이드’라는 이름의 플랫폼 전문 회사를 설립해 계열사에 합류시켰다. 글라이드는 최근 아마존 등을 통해 글로벌 경영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D2C’(Direct to Consumer)를 대대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소비자 직접 판매를 뜻하는 D2C는 유통 과정을 최소화 해 제품 가격을 낮춘 게 특징이다.

이는 기존에 자체 온라인 쇼핑몰(NSmall)을 보유하고 있는 엔에스쇼핑이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인 배경이기도 하다. NSmall은 타사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가 이뤄지는 전통적인 온라인몰의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글라이드는 자체 기획해 생산한 제품을 취급한다. 엔에스쇼핑 관계자는 “두 채널의 콘셉트가 겹쳐 각각의 장점이 희석되지 않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글라이드의 생산 기지는 그룹 차원의 숙원 사업인 ‘하림푸드 콤플렉스’가 맡게 된다. 엔에스쇼핑의 자회사 중 한 곳인 하림식품 소유가 될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전북 익산 제4산업단지에 들어선다. 5,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하림푸드 콤플렉스에서는 글라이드 전용 HMR도 생산될 예정이다. 엔에스쇼핑 관계자는 “이미 생산 시설을 갖춘 펫푸드를 먼저 선보인 후, 내년 초 익산 공장이 시생산에 들어가면 차차 HMR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난항 빠진 ‘HMR’ 과열 되는 ‘펫푸드’

글라이드의 펫푸드 사업은 관계사와의 시너지를 발현해 이뤄진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하림지주 산하 소속으로 수평적 관계에 놓여있는 ‘제일사료’의 하림펫푸드가 생산을 담당한다. 즉 HMR은 하림푸드 콤플렉스와, 펫푸드는 하림펫푸드와 연계해 ‘자체 생산, 자체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엔에스쇼핑은 향후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글라이드의 취급품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새 자회사 출범을 두고 예상 밖이란 반응을 내놓는다. D2C 방식으로 차별화를 뒀다고는 하지만, 이미 HMR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에스쇼핑은 HMR의 A부터 Z까지 소화 가능한 체제를 갖추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R&D에서부터 생산, 판매, 물류‧배송까지 일사천리로 일처리가 가능한 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는 것인데, 종착점에 있는 물류센터 건립이 난항에 빠져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펫푸드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글라이드의 ‘활공’을 장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식품·유업계와 같은 먹거리에 종사하면서 펫푸드를 내놓지 않은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엔 피자 업계까지 뛰어들어 ‘반려동물 전용 피자’를 내놓았다. 여기에 해외 유명 브랜드까지 연이어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펫푸드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보더라도 이미 하림펫푸드가 반려동물 먹거리 시장에 발을 들여놔 중복 사업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엔에스쇼핑 관계자는 “사람이 먹는 음식 뿐 아니라 반려동물이 섭취하는 음식도 유통 과정을 단축할수록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D2C로 제품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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