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내수시장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이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르노삼성자동차와 엎치락뒤치락 꼴찌 경쟁을 이어갔으나, 6월 이후엔 꾸준히 최하위를 지키는 모습이다.

한국지엠은 8월 내수시장에서 6,41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13.3% 감소했고, 판매호황기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의 초라한 판매실적이다. 반면, 르노삼성은 8월 내수시장 판매실적으로 7,771대를 기록하며 한국지엠을 가뿐히 제쳤다. 1,300여대의 적잖은 차이가 난다.

이로써 한국지엠은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연속으로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에 머물게 됐다. 한때 3위 자리를 공고히 지키며 두 자릿수 점유율까지 넘봤던 시절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다.

한국지엠의 이 같은 아쉬운 행보는 거듭된 악재 속에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거센 논란에 휩싸였고,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며 내수시장 판매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올해는 판매실적이 더욱 감소하는 등 그 여파가 길게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와 달리 경쟁사들은 저마다 나름의 호재를 쥐고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내수시장 판매실적 3위 자리를 굳힌 쌍용자동차는 SUV시장 성장세와 발을 맞추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마냥 긍정적인 여건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의 판매실적은 지키고 있다. 노사갈등과 내수시장 부진으로 한국지엠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르노삼성은 ‘LPG차’가 구세주로 떠올랐다. LPG차 규제가 해소되면서 일찌감치 LPG차에 공을 들였던 것이 빛을 보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최근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잇달아 출시했지만, 소위 ‘볼륨모델’로 보긴 어렵다. 결국 핵심 볼륨모델들의 역할이 필요한데, 상황은 여의치 않다. 스파크는 경차 시장 자체가 주춤하고, 말리부는 중형세단 시장에서 존재감 발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지엠 역사상 최초로 연간 꼴찌의 굴욕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8월까지 내수시장 누적 판매실적 부문에서도 꼴찌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보다 17.2%나 감소한 4만8,763대로, 르노삼성의 5만2,585대에 비해 4,000대 가까이 모자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 입장에선 내수시장 판매실적 회복이 절실하지만, 당장은 별다른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며 “내실을 다지고 라인업을 재정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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