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일천 시민들이 일본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독자
지난 7월, 일천 시민들이 일본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독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비롯된 한일관계 악화로 일본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의 8월 판매실적이 집계됐다. 수입차업계 특성상 8월 판매실적부터 불매운동의 여파가 본격 반영된 가운데, 적잖은 타격이 포착된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8월 일본차 브랜드 판매실적은 토요타 542대, 렉서스 603대, 혼다 138대, 닛산 58대, 인피니티 57대로 집계됐다. 총 1,398대로 지난해 8월 3,247대에 비해 56.9% 감소한 수치다.

각 브랜드 별로 살펴봐도 줄줄이 하락세가 나타난다. 지난해 8월 459대를 판매했던 닛산은 올해 8월 58대에 그치며 87.4%로 가장 높은 하락세를 보였다. 혼다 역시 724대였던 판매실적이 138대로 줄어들며 80.9%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인피니티와 토요타도 각각 68.0%, 59.1%로 판매실적이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일본차 브랜드 중 지난해 8월과 비교해 판매실적이 증가한 것은 렉서스뿐이다. 지난해 8월 560대였던 판매실적이 올해 8월 603대로 7.7%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는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렉서스는 지난해 10월 주력 판매모델인 ES의 신형 모델을 출시한 바 있다. 8월엔 이를 앞두고 물량 부족 등으로 판매실적이 감소했던 시기다.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6월 및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 반영되기 전인 7월과 비교해도 하락세는 뚜렷하다. 먼저 일본차 브랜드 8월 총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앞선 7월의 2,674대에 비해 47.7%, 6월의 3,946대에 비해 무려 64.6% 감소했다.

유일하게 지난해 8월 대비 판매실적이 증가한 렉서스는 6월 1,302대에서 7월 982대, 8월 603대로 확연한 감소세를 보였다. 불매운동 시작 전에 비해 판매실적이 반토막난 셈이다. 토요타 역시 6월 1,384대에서 7월 865대로 떨어지더니 8월엔 542대까지 추락하며 같은 양상을 보였다.

혼다와 닛산, 인피니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혼다는 6월 801대, 7월 468대에 이어 8월 138대로 판매실적이 감소했다. 닛산은 6월 284대, 7월 228대에 이어 8월엔 58대라는 충격적인 숫자를 받아들었다. 닛산은 특히 주력 판매모델인 알티마의 신형 모델을 지난 7월 출시했는데, 반일감정 고조로 인해 당초 준비했던 행사까지 취소한 바 있다. 인피니티도 6월 175대, 7월 131대에서 8월엔 57대까지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제품 중 가장 비싼 축에 드는 것으로, 수입차는 특히 대외 이미지가 핵심 고려사항이다”라며 “일본에 대한 반감과 여론 악화가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실적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