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미국이 많은 돈을 쓰고 있는 나라로 적시하는 등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섰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미국이 많은 돈을 쓰고 있는 나라로 적시하는 등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섰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동맹국들에게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도움을 받고 있는 국가들은 미국에 고마움을 모르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등에 인상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일본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한국과 필리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에 이들은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지 않지만, 우리는 이를 고마워 하지 않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것을 감사하게 여기라고 요구하는 지도자를 가져본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들이 이를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과의 협상을 통해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수차례 치적으로 내세운 바 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을 향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당시 미국은 현 분담금 9,602억원에서 150% 인상을 요구했었다. 1조원 이내의 범위에서 인상하려던 우리 정부와 진통이 적지 않았고, 5년 단위로 이뤄지던 협상을 1년으로 단축하는 대신 1조389억원으로 올리는 수준으로 합의했다. 합의내용을 1년 추가 연장할 수 있는 단서를 달았지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올해 협상은 어느 때보다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SMA 협상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기초해 미국 측이 이전과 차원이 다른 수준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50억 달러 수준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차원에서도 대응논란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반환부지 토양오염 비용 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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