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매각읖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롯데카드
롯데카드가 매각읖 앞두고 내홍에 휩싸였다./ 롯데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매각을 앞둔 롯데카드가 뒤숭숭하다. ‘고용보장’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는 매각 거래 전제 조건으로 ‘5년 고용보장’을 확약했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여전히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 ‘고용안정’ 불안감에 뿔난 노조 

롯데지주는 지난 5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하 MBK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카드 지분 79.83%를 1조3,81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이었다. 현재 매각 작업은 마지막 단계인 대주주적격성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다음 달쯤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새 주인을 맞이할 롯데카드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롯데카드지부 조합원들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인근에서 ‘고용안정 쟁취’와 ‘매각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위한 투쟁 선포식을 진행했다. 

이날 김동억 롯데카드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서 고용보장 5년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고용안정 협약서를 쓰지는 않아 직원들이 아무런 보장도 받지 못한 채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차례에 걸쳐 (고용안정과 관련한) 계약서 공개를 요청했지만 사측에서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롯데카드 경영진이 고용안정 합의서를 노조와 직접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5월 사내 게시판을 통해 MBK파트너스 컨소시엄과의 거래의 전제조건으로 임직원의 5년 고용보장을 계약서에 명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고용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모펀드 특성상 고용보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 때문이다. 사모펀드는 경영 효율화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다시 매각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하더라도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효율화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는 매각 위로금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롯데카드 사측이 롯데카드 매각대금 1조3,810억원의 1%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직원들에게 위로금으로 주겠다고 최근 통보했다”며 “그동안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 왔음에도 보상금으로는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김창권 대표의 사퇴도 요구했다. 김 대표가 ‘경영진-노조협의체’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지만 그저 말에 그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창권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롯데카드를 이끌어온 인사다. 업계에선 새 주인이 들어서라도 경영 안정을 위해 김창권 사장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가 성난 노조의 마음을 돌리고 조직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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