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인의 두 사외이사는 올해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 중이다.
혜인의 두 사외이사는 올해도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 중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종합건설기계 업체 혜인의 구시대적 사외이사 실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혜인은 현재 천기흥, 김주은 두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천기흥 사외이사는 2009년에 처음 선임돼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겼고, 김주은 사외이사는 2012년 처음 선임됐다. 지난해 나란히 재선임된 두 사람은 오는 2021년까지가 임기다.

하지만 두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저조하기만 하다. 혜인은 올해 총 13차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두 사외이사는 나란히 4번만 참석했다. 출석률이 30.7%에 불과하다.

이는 비단 올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두 사외이사는 지난해에도 10차례 열린 이사회 중 3차례만 참석해 30.0%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2017년은 19차례 이사회 중 2번 모습을 나타내 출석률이 10.5%였고, 2016년엔 10차례 이사회 중 딱 1번 참석해 출석률이 10.0%였다. 그보다 앞선 해에도 10%대의 저조한 출석률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외이사는 상반기 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사회 1번에 225만원의 일당을 받은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1,800만원을 받으면서 3차례 참석해 회당 600만원에 달했고, 2016년엔 단 1번 출석에 같은 보수를 수령하기도 했다.

더욱이 혜인은 ‘대북테마주’ 중 하나로 분류돼 지난해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인 바 있어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혜인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들어 사외이사 운영이 대폭 개선된 경제계 전반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1990년대 말 IMF를 겪는 과정에서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이후 오랜 세월 유명무실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너일가 등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며,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었지만 제대로 수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로 인해 ‘거수기 사외이사’, ‘장수 사외이사’ 등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언론 및 시민사회계의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사외이사의 근본적인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관련 의결권 행사 지침을 강화하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은 바 있다. 덕분에 이제는 재직기간이 10년을 넘긴 사외이사나 출석률이 저조한 사외이사는 찾아보기 어렵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혜인의 사외이사 운영 실태는 여러모로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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