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담화문을 통해 밝혔다. /뉴시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담화문을 통해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이 담화문을 통해 미국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선희 부상이 북미협상 실무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의미는 가볍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간 멈춰 섰던 북미대화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선희 부상은 9일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나는 미국에서 대조선협상을 주도하는 고위관계자들이 최근 조미실무협상개최에 준비돼 있다고 거듭 공언한데 대하여 유의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 부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며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그사이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수 있는 계산법을 찾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시기를 특정해 협상용의를 밝힌 뒤, “미국 측이 조미쌍방의 이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그간 소극적이던 북한이 특정 시점을 지정해 대화의사를 밝힌 만큼, 북미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미국 측 실무협상자들은 이미 수차례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심지어 “북한 핵 무기를 제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실패할 경우 역내 핵 확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한일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대화복귀를 압박하기도 했었다.

한편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평안남도에서 동쪽 방향으로 두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대화용의’를 밝힌 지 하루 만의 미사일 시험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무기성능에 의구심을 갖는 주위 국가들을 향한 과시임과 동시에, 조만간 열릴 북미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를 열고 대응수준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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