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이쿼녹스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
한국지엠 쉐보레 이쿼녹스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 쉐보레 이쿼녹스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쿼녹스는 지난 8월 166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200대를 넘겼으나, 다시 200대 밑으로 떨어졌다. 출시 직후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 판매실적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경영정상화 추진의 일환으로 전격 출시된 이쿼녹스는 첫 달 38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번째 달 191대, 세 번째 달 97대를 기록하며 다소 의아한 행보를 보였다. 보통은 신차효과가 나타나는 시기인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결국 이쿼녹스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1,718대에 그쳤다.

부진은 올해도 이어졌다. 가장 높은 월간 판매실적은 지난 7월의 253대였고, 2월엔 133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8월까지 누적 판매실적은 1,502대다. 월 평균 200대도 판매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SUV시장이 전반적인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쿼녹스의 이 같은 부진은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만해도 8월까지 8,27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2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SUV부문 굴지의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싼타페는 누적 판매실적이 5만8,339대에 달한다. 이쿼녹스는 현대차의 SUV수소전기차 넥쏘(2,145대)에게조차 밀려 국내 완성차업계가 판매 중인 SUV 중 꼴찌의 불명예를 쓰고 있다.

이쿼녹스의 이 같은 부진은 수입판매 방식의 한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쿼녹스는 수입방식으로 판매되는 ‘수입차’지만, 한국지엠이라는 그림자에 가려 ‘수입차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산 SUV에 비해 부족한 상품성 및 가성비만 부각되는 모양새다.

문제는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은 수입방식으로 판매하는 모델이 증가함에 따라 한국수입차협회 가입을 추진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국산 SUV와 대적할 가성비를 갖추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쿼녹스는 장점과 단점 중 단점만 유독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경쟁 SUV에 비해서는 가격 및 상품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고, 수입차로서의 위상은 누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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