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 조합이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정비사업 ‘최대어’로 여겨지는 한남뉴타운 3구역 조합이 컨소시엄(공동도급) 여부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단독수주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깜짝등판’으로 주목받았던 SK건설이 난감해진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뉴타운 3구역 조합은 오는 11월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시공사 입찰 선정 공고문을 변경할 예정이다. 조합은 기존에는 컨소시엄 구성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공고문 변경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그간 일부 조합원들은 컨소시엄으로 공사를 진행할 시 하자의 책임이 모호하고,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컨소시엄 불가를 주장해 왔다. 실제 지난달 2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에 컨소시엄 금지 조항이 포함되지 않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조합원들이 국토교통부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일반경쟁 입찰 시 공동도급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질의했고, 국토부가 ‘공동도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며 컨소시엄 불가 방침에 힘이 실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합장을 비롯해 조합원들이 여러차례 국토부 측에 문의를 해왔고, ‘컨소시엄 제한은 조합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답을 줬다”고 전했다.

이에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던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열린 한남3구역 정비사업 사업설명회에 삼성물산을 제외한 시공능력평가 5위권 내 건설사들(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이 참여한 가운데, SK건설이 사업설명회에 ‘깜짝등판’하며 5파전 양상을 보였다.

특히 업계에서는 SK건설이 컨소시엄을 염두에 두고, 사업 설명회에 참여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SK건설이 주택보다 플랜트의 강자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기에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SK건설로서는 이번 컨소시엄 불가 방침이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건설은 주택 부문에 비해 플랜트 부문에 강점을 지닌 건설사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액 대비 건축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 가량이다. 반면 플랜트 부문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인 58%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액의 55%를 플랜트가 책임졌다. 지난해 매출 중 건축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다.

아파트 브랜드의 인지도 또한 시공능력평가 대비 약점으로 평가된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SK건설의 ‘뷰’는 지난해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반면 SK건설에 비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떨어지는 두산건설의 ‘위브’와 우미건설의 ‘린’ 등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2000년대 이후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도 2건에 불과해 재개발 시장에서의 인지도 또한 다소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SK건설 관계자는 “강남 재개발 사업의 수주가 적지만, 노량진 등 강북과 수도권에서의 재개발 수주는 꾸준히 이어왔다”며 “현재 사업성을 검토중인 단계로 입찰 참여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합의 공고문 변경으로 컨소시엄 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인 가운데, 현재 대림산업이 유일하게 단독입찰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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