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추석명절을 전후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상회하는 조정국면을 맞았다.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임명강행의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청와대는 조국 장관 논란을 뒤로하고 외교안보와 민생 쪽으로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공개된 주요 여론조사 업체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부정평가가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SBS 의뢰로 칸타코리아가 실시해 12일 발표한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45.1%였던 반면, 부정평가는 51.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를 넘어서 부정평가가 높았던 셈이다. KBS와 한국리서치가 12일 공개한 조사결과에서도 부정평가는 53.3%, 긍정평가는 44.8%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 조국 임명강행으로 중도층 일부 이탈

매주 두 차례 국정수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리얼미터에서도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역전된 모습이 8월 2주차 이후 한 달 동안 이어지고 있다. 9월 2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부정평가는 50%였고 긍정평가는 47.2%였다. 8월 1주차까지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긍정평가가 우위에 있었던 상황에서 국민여론에 변화가 있었다고 분석되는 대목이다.

원인은 조국 법무부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데 있었다. 실제 칸타코리아의 같은 조사에서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3%로 찬성한다는 응답(43.1%)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492명) 가운데 29.6%도 임명에 반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이반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진보층(응답자 1000명 중 262명)과 보수층(265명)은 찬반 비율이 7대 3으로 엇갈려 팽팽한 흐름을 보였다. 전체 흐름은 중도층에서 갈렸다. 스스로를 ‘중도층’이라고 밝힌 응답자(404명)의 53.5%가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중도층의 여론(찬성 35.6%, 반대 53.5%)은 문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긍정 44.8%, 부정 53.3%)와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석 연휴에 맞춰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 업체들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현황. /데이터=칸타코리아,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추석 연휴에 맞춰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 업체들의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 현황. /데이터=칸타코리아, 한국리서치, 리얼미터

◇ 외교안보·민생경제로 국면전환

부정여론을 감안한 듯 청와대는 조 장관 논란에 선을 긋고, 외교안보와 민생으로 국면전환에 나섰다.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 일자리 정책과 재정 정책이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라고 8월 고용동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고용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한미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정상회담 전망을 밝혔다. 추석민심과 관련된 언급이나 조 장관 임명에 대한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 관련 사안들은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 사안이지만 청와대가 계속 그것만 바라볼 순 없다”며 “(청와대는) 외교안보, 경제, 민생 부분을 더욱 심도 깊게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점검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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