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음에도 연일 정쟁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쟁 수위는 높아가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인영(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사진 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사진 가운데)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 / 뉴시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음에도 연일 정쟁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정쟁 수위는 높아가는 분위기다. 사진은 이인영(사진 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사진 오른쪽)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희상(사진 가운데)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최근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 시선이 따갑다. 여야를 막론하고 연일 ‘정쟁’만 반복하는 상황 때문이다. 특정 사안을 두고 정쟁에 나선 정당들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 하지만, 국민을 위한 민생 관련 법안 처리 실적은 ‘역대 최악’ 수준이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올라온 법률안‧동의안 등 접수 안건은 모두 2만 2,480건이다. 이 가운데 처리된 안건은 6,867건 뿐이다. 20대 국회 의안 본회의 처리율이 30.5%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역대 최악의 식물 국회’로 불렸던 19대 국회(42.8%)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특히 18대 국회(45.4%), 17대 국회(52.1%), 16대 국회(66%)와 비교하면 역대 최악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 2.4%만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기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민들이 여야의 행보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한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6월 실시한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한 기관은 검찰(3.5%), 국회(2.4%), 경찰(2.2%) 순이었다.(지난 6월 25일, 지난 25일 전국 19세 이상 1만 4,152명 중 500명이 응답해 3.5% 응답률을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다.)

◇ ‘역대 최악’ 오명에도 정쟁만

그럼에도 여야는 연일 정쟁 중이다. 특히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주요 정당은 사실상 협상을 포기한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국회는 여야 간에 생산적인 토론은 없고 진영대결만 남았다. 우리말만 옳다고 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여야가 진영대결로 시간을 보낼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 우리 사회의 격차를 완화하는 국회, 다가올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간 정쟁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한국당이 조국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1인 시위’와 ‘삭발‧단식 투쟁’에 나선 데 대해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한국당‧바른미래당에서 조국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국정조사 추진 등을 예고한 데 대해 “정기국회에서 조국에 올인하겠다는 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삭발’을 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이에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경제는 대위기에 직면하고, 민생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국정을 책임져야 할 이 정권이 오로지 ‘조국 지키기’에만 매달리면서 정상적인 국정이 붕괴된 상황”이라며 “우리 당은 조국 권력형 게이트의 모든 진상을 밝히고, 이 땅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반듯하게 세우기 위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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