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판문점 방문을 계기로 전격 회동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지난 6월 판문점 방문을 계기로 전격 회동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몇 주 내 미국과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실무협상이 북미 간 좋은 만남이길 기대한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냈다. 3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장애물이 적지 않지만, 경색국면에서 대화로 분위기가 전환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 북한은 선제적으로 의제까지 내놨다. 16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의 제도안전을 불안하게 하고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비핵화 논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체제안전과 제재해제를 요구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북측은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며 “조미협상이 기회의 창이 되는가 아니면 위기를 재촉하는 계기로 되는가 하는 것은 미국이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올해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을 구체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도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라’며 자신들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 체제안전과 제재해제, 후 비핵화’라는 의제를 먼제 제시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에 우위를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실무협상의 최대쟁점은 비핵화와 체제안전 사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방침을 누차 밝혀왔다. 비핵화 전 제재해제가 쉽지 않은 이유다. 반면 북한 체제안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비핵화’를 언급했던 대북 강경파 존 볼튼 안보보좌관을 경질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미국의소리방송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보좌관 경질과 관련해 “그가 북한과 김정은 문제에 있어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매우 큰 실수였으며, 좋지 않은 발언이었다”며 “카다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느냐. 그것은 좋은 발언이 아니었으며, (협상을) 무위로 돌리게 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 소식에 반색하며 촉진자로서 역할을 다짐했다.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곧 북미 실무 대화가 재개될 것이며, 남북미 정상 간의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