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올해 임단협 실무교섭에 돌입한다. /뉴시스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올해 임단협 실무교섭에 돌입한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은 끝에 해를 넘겨서야 마침표를 찍었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또 다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임단협에 돌입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19일 오후 2시 부산공장에서 올해 임단협 첫 실무교섭을 실시한다. 노사의 입장차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임단협이지만, 최근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르노삼성 노사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하며 업계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묵은 갈등이 터지고 말았다.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부분 직장폐쇄가 단행됐고, 해를 넘겨서도 합의점을 쉽사리 찾지 못했다.

결국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6월 중순에 이르러서야 지난해 임단협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한 차례 도출된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는 등 막판까지 진통이 계속된 바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이 같은 갈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임단협 타결과 함께 노사 상생선언식을 열고 노사화합을 다짐했다. 하지만 훈훈한 분위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노사갈등의 여파로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서 사측이 구조조정 필요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노조는 일방적이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는 한편, 강행 시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임단협 교섭이 시작된 탓에 분위기는 냉랭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측은 닛산 로그 수출물량 감소 등에 따라 시간당 차량 생산대수를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줄이고, 이에 따른 인력 감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800여명의 생산직 직원 중 400여명을 감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르노삼성은 이미 희망퇴직 접수에 돌입한 상황이며, 순환휴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노조는 생산물량이 급증했을 때도 인력을 확충하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을 직원에게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만약 사측이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연대세력과의 공동대응 등 지난해 임단협 이상의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인해 닛산 로그 수출물량이 실제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노사갈등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학습했고, 이러한 내용은 노사 상생선언에도 담겼다. 특히 르노삼성은 최근 QM6와 LPG모델의 선전 속에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노사 양측이 이러한 상황을 적극 고려해 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합의점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올해 모처럼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현대자동차 노사의 사례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현격한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갈등 등을 고려해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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