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글로벌의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돼 있다./한미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최근 영국의 건설사업관리업체 K2그룹을 인수해 주목을 받았던 건설사업관리 전문 회사 한미글로벌이 ‘독도’가 아닌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홈페이지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있다. 

19일 시사위크 취재 결과, 한미글로벌은 홈페이지 내 본사의 위치를 안내하는 메뉴에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동해를 ‘일본해(동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바일 사이트 또한 동해와 독도를 각각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의 ‘글로벌 버전’ 지도는 동해(East Sea)를 일본해(Sea of Japan)로, 독도를 ‘리앙쿠르트 암초’로 표기한다. 하지만 구글의 ‘한글 버전’ 지도에는 동해와 독도가 올바르게 표기돼 있다. 구글은 동해와 독도 표기 명칭을 두고 논란이 일자 2012년부터 각 국가의 정서를 반영해 지도를 따로 제공하고 있다.

한미글로벌의 홈페이지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동해)로 표기돼 있다./한미글로벌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한미글로벌은 최근까지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고의성이 없었다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점검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현재 일본과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지도 사용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 충분하다. 

특히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지도 사용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엄중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한미글로벌의 ‘실수’는 더욱 뼈아픈 상황이 됐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일부 산하기관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된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고, 이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한 공공기관에 대해 엄중 경고했고, 해당 부처 감사관실에는 조사 후에 마땅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앙쿠르 암초는 1849년 프랑스의 포경선인 ‘리앙쿠르 호’가 동해에서 독도를 발견하며 그들의 배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Liancourt Rocks)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독도의 역사적 연원과 현재 한국이 실효지배 하는 고유 영토라는 의미가 빠진 잘못된 표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리앙쿠르 암초는 독도에 대한 잘못된 표기가 맞다”며 “다케시마로 표기되지 않은 만큼 일본과의 연관성은 없어 보이지만, 리앙쿠르 암초는 분명히 잘못된 표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글로벌 관계자는 “홈페이지 내 지도가 잘못 표기된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즉각 전면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글로벌은 본지 취재 직후 홈페이지 내 지도를 삭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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