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내 남북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한국기자협회.
판문점 내 남북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한국기자협회.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미 실무협상이 이르면 이달 말 개최될 전망이다. 대화가 잘 이뤄질 경우,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74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시각으로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 비핵화 협상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북미 실무협상을 앞둔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20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봤다”며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대안으로 해보려는 정치적 결단은 이전 미국 집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또 할 수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극찬한 뒤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재임 기간 중 가장 좋았던 일로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꼽는 등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양자회담 전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년 간 이 나라에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미국은 지난 50년 간 북한과 협상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었다”고 했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새로운 방식이 좋을 수도 있다”며 북한 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힌 바 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아직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북한 측에서 대북제재 해제 보다는 체제보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대북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체제보장 측면에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여왔다. 종전협정,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체제안전보장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간 제시된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각)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하노이 이후에 이런 저런 대화를 통해서 안전 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안전보장에 대한 북한의 구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예측, 또 북한이 공개적으로 내놓는 여러 발언에 어떤 함의가 있는가에 대해 (한미) 공조를 통해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완전한 비핵화 그 목표에 대한 정의는 (남북미 간) 같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거기까지 어떻게 갈 것이냐. 그 로드맵을 어떻게 그릴 것이냐에 대한 이견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그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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