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삼성물산에 호재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삼성물산 시공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모습./삼성전자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과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의 행보가 상반기 신규 수주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물산에 호재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실적 하락을 겪었다.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85억원으로 전년 동기 5,872억원 대비 44% 줄었다. 순이익 또한 4,2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특히 건설부문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건설부문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 2,6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014억원 대비 34%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수주 곳간 또한 비어가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후 이듬해인 2016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31조를 웃돌았지만, 이후 20조원대로 하락했고, 올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23조9,244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3년 새 수주 곳간이 24% 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에 ‘기회’가 포착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현재 석유 의존도를 벗기 위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이 부회장은 추석 명절 연휴인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이 공사를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알 사우드 왕세자를 면담하기 전날 서울 상일동 소재 삼성물산 본사를 찾아 경영진과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알 사우드 왕세자를 중심으로 석유 의존도를 벗고,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비전2030’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2010년 이후 △라빅 민자발전 프로젝트 △쿠라야 민자 발전 프로젝트 등을 수주하며 현지 신뢰도도 높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물산이 현재 진행 중인 리야드 지하철 공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광역 대중교통 공사이기도 하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신규 수주액 2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 수주액인 11조7,000억원의 25%에 그쳤다. 중동 시장이 건설업계 해외수주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 부회장의 ‘친중동’ 행보가 삼성물산의 하반기 수주에 힘을 실을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핵심지역 및 인접국가 주요 타겟 프로젝트 수주 추진과 신규 상품 확대 등을 통해 연간 수주 목표인 11조7,000억원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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