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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청년, 푸르게 더 푸르게
우리청년, 푸르게 더 푸르게
  • 시사위크
  • 승인 2019.09.2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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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은민생경제연구소 소장/경제평론가
임세은 민생경제연구소 소장/경제평론가

‘청년들이 뿔났다.’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자녀 문제 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대학생들이 학내집회, 거리집회를 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분노의 이유와 목적은 다르겠지만, 청년세대라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처한 고민과 어려움에 많은 공감을 한다.

청년문제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고민거리가 다 청년세대의 고민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경제,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일자리 문제가 더욱 크게 와닿고 있고, 결혼, 출산, 보육, 주택, 노인부양 등의 사회적인 문제가 함께 맞물리다 보니 청년의 어려움이 단순히 입학, 등록금, 취업 문제에만 국한시키기에는 범위와 대상이 광범위하다.

결국 청년문제의 시작이자 끝은 경제적 포지션인 ‘안정적인 일자리‘로 귀결되어 보인다. 다행히 그간 정부의 각종 정책과 지원들로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들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치가 지속되기까지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성장 역사와 최근 변화하는 경제, 산업구조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소위 서구사회에서 300년 가까이 걸어오면서 다듬어진 자본주의 체제를 불과 반백년도 안되어 압축적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압축적이고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경제 발전의 구심점이 돼었던 세대는 바로 1차 베이비붐 세대인데, 이 숫자는 700여 만명으로 전체인구의 15%가량 차지하고 있다. 이 거대한 집단이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시작한 시기에는 한국경제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어서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대인 생산가능인구가 1966년에는 53%, 1989년에는 69%로 급증하면서 한국경제 고도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차 베이비붐(1968~1974)세대 또한 600만명이 넘는데 이들이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된 1990년대 경제는 호황을 누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또한 1차 베이비부머세대들이 경제적으로 괜찮아지면서 2차 베이비부머세대들은 더 나은 교육지원 덕에 강력한 자원 형성에 기여했다. 이렇게 1차, 2차세대들이 협력하며 경제발전에 기여를 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는 우리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산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엄청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대거 줄였고 경기가 호전된 뒤에도 기존의 채용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세대는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축적된 인적자원으로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소비시장을 제공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성장이나 발전 없이 정체된 삶을 사는 첫 세대가 되었다.

청년세대가 경제적 기반을 갖추어야 소비가 늘어나고 투자도 활발해지는데, 이것이 실패하게 되면서 국내소비시장은 둔화되고 기업들은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져 다시 고용 악화가 반복되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급격한 저출산 노령화로 생산가능인구는 유례없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 나라에서는 경제위기나 장기불황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의 경우 1990년 초반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자 20년 이상의 장기불황을 겪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저성장이 고착화 됐다. 이미 GDP성장률은 2%초중반에 고정됐고, 그나마도 재고자산 성장률이 1%가량 되니 사실상 실제 성장률은 1%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고도의 압축성장 과정에서 재벌위주의 성장이 경제를 지배하다 보니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고 노동자들이 가져가는 소득 지표인 노동소득 분배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즉, 나라 전체적인 성장률도 저성장인데, 그 중 가계와 노동자가 가져가는 비율은 점점 더 줄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점점 줄어 소비기반의 붕괴를 앞당길 수밖에 없다. 이런 내수시장의 둔화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켜 양질의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탈공업화와 콘텐츠 중심의 산업구조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GDP증가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우리경제의 의존도가 강한 제조업의 경우, 자동화로 일자리 창출 능력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데 게임, 앱 등의 콘텐츠 산업은 생산량이 증가해도 고용증가율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즉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기업 가치와 고용의 규모가 분리되고 있는 현실이다.  

인구구조와 세대구조, 산업구조 변화를 초월한 청년세대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않는 이상 이러한 저성장과 구조적인 변화 때문에 일자리문제, 청년문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에서 청년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여 각종 청년관련 위원회와 청년정책관 등을 신설하는 등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청년문제의 가장 중심인 일자리와 경제문제에 대해 더욱 치열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푸르름과 희망으로 가득 차야 할 청년.

지금의 사회 경제 구조의 혁신적인 변화와 실천 없이는 푸른 청년은 옛날옛적의 단어와 구호로만 남을 뿐, 현실은 시퍼렇게 멍이든 세대로 남게 될지 모른다.

청년이 꿈을 품은 푸른 희망의 단어가 될 수 있기를 같은 청년세대로서 희망과 노력을 보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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