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규(사진) 에넥스 회장이 2세 경영을 맞이한 첫해부터 어려움에 부딪혔다./에넥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가구 제조·판매업체 에넥스가 적자와 해외시장에서의 부진 등으로 힘겨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이에 올해 ‘2세 경영’을 시작한 박진규 회장의 어깨가 무거운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에넥스의 창업주이자 48년간 회사에 몸 담아온 박유재 회장이 올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이어 박진규 회장이 지난 3월 회장에 취임했다. 박진규 회장은 박유재 명예회장의 장남, 즉 ‘오너 2세’다.

에넥스가 본격적인 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지만, 박진규 회장은 힘겨운 첫해를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에넥스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적과 함께 해외시장에서의 부진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에넥스는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연결기준 매출액 2,619억원을 기록한 후 점차 외형을 키워 지난해 매출액 4,457억원을 기록했다. 4년 새 두 배 가량 성장한 매출이다.

반면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추세다. 201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또한 2014년 50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15년 2%를 웃돌던 영업이익률은 2016년 0.6%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0.2%를 기록했다.

박 회장의 취임 첫 해인 올해는 실적 하락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반기 12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순이익 또한 지난해 상반기 12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2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올해 부진을 이어갔다. 에넥스의 중국 법인은 올 상반기 2억8,612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4억27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91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4,544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2007년 진출한 카자흐스탄 법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손실 1억7,443만원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에넥스는 카자흐스탄 사업을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2세 경영’ 첫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박 회장은 에넥스의 체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올 상반기 회사 내 ‘재무통’으로 통하는 송성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송 부사장은 박 회장과 회사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송 부사장은 에넥스에서만 35년을 근무하며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진다. 여기에 경영지원실 내에 ‘자금부’를 신설했다. 하락한 수익성에 대한 재고와 재무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에넥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건설·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주택거래량이 줄어 영업이익 등 실적이 악화됐다”며 “품질 강화와 다양한 품목 출시 등으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