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가 적용된 원유운반선 개발에 성공하며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가 적용된 원유운반선 개발에 성공하며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중공업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선박 부문에서 ‘친환경’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연료전지가 적용된 원유운반선의 개발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키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최근 조선·해운업계의 화두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친환경’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08년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단계별로 저감 목표치(EEDI, Energy Efficient Design Index)를 정하고, 선박 설계 단계부터 목표치를 만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O에 등록된 모든 선박은 200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15년부터 10%, 2020년 20%, 2025년 30% 이상 반드시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특히 2030년 40%, 2050년 70%까지 감축량을 늘리는 논의가 진행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독일 선급인 DNV GL로부터 ‘연료전지(Fuel Cell) 적용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선급 기본승인은 선박 기본설계의 기술적 정합성을 검증하는 절차로, 해당 선박과 기술에 대한 공식 인증을 받았음과 함께 본격적인 수주 활동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연료전지 선박은 기존 발전기 엔진 대신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가 적용돼 발전 효율은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존 아프라막스급 원유운반선의 3MW 발전기 엔진을 연료전지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약 1만대를 줄이는 효과와 같다는 게 삼성중공업 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미국 블룸에너지와의 공동연구로 시스템 안정성을 높였으며 연료전지용 연료공급시스템 및 전력제어 시스템 등 핵심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엔진에 비해 부피가 큰 연료전지를 선체 형상의 변경 없이 선내 최적 배치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원유운반선에 대한 기본승인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고체산화물연료전지는 LNG뿐 아니라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수소 연료전지 선박’ 건조를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김경희 삼성중공업 의장설계팀장(상무)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의 단계적 시행이 예정된 바, 선박의 연료전지 도입은 필연적”이라며 “이번 인증은 삼성중공업이 선박 연료전지 기술을 가장 먼저 확보함으로써 관련 시장 선점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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