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인 이마트24에 업계 4위 자리를 내 준 미니스톱이 또 다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3,000점포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미니스톱
후발주자인 이마트24에 업계 4위 자리를 내 준 미니스톱이 또 다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3,000점포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미니스톱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미니스톱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출점 규제와 시장 포화로 업계 전체의 활력이 꺼져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자신감의 원천이 튼실하지 못하다는 것. 이미 업계에 보편화 된 서비스나 이미 실패를 맛 본 점포 확장 등 신선도가 떨어지는 비전 제시로 주변의 공감을 사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24에 추월특별함 실종된 차별화

미니스톱의 ‘근자감’은 어디까지 일까. 후발주자인 이마트24에 업계 4위 자리를 내주고도 자칭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미니스톱이 자신들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반박의 근거로 줄곧 내세워 온 건 ‘차별화’다. 경쟁 업체에서는 볼 수 없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별한 편의점’이라는 게 자신감의 밑천이다. 경쟁사에서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정착되지 않는 무인점포까지 선보인 와중에도 이 같은 입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미니스톱이 한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졌던 건 사실이다. 지금이야 특별하게 없는 편의점 치킨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곳이 바로 미니스톱이다. 업계 최초로 치킨, 어묵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조리 시설을 들여오고 이를 전 매장에 필수적으로 설치하도록 해 편의점 즉석 식품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4만 점포 시대’를 맞은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반발을 살 정도로 편의점 치킨은 생활의 일상으로 자리매김 했다.

미니스톱의 ‘소프트 아이스크림 부심’도 떨쳐내야 할 때다. GS25만 보더라도 소비자들이 직접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제조할 수 있는 ‘젤라 소프트’ 기기가 매장 곳곳에 비치돼 있다. 꼭 소프트콘이 아니더라도, 즉석 아이스크림 못지않은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국내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들이 편의점 냉동고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게 요즘 업계 트렌드다.

◇ 또 다시 고개든 ‘3,000점포’ 비전

국내 편의점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건 선두업체들이다. GS25가 ‘반값 택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경쟁사들도 직접 택배 진출을 엿보고 있다. 각종 금융 서비스도 도입하고 있는 GS25는 아예 생활 플랫폼으로의 변화를 선언하며 14년 만에 BI교체를 감행하기도 했다. CU도 업계 최초로 ‘VIP 전용 혜택관’을 선보이는가 하면, 시중 음식점에서도 접하기 힘든 몽골 푸드를 출시하는 등 끝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최근 자동결제 점포를 열어 이목을 끌고 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선두업체 중에서 차별성을 강조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린 남들과 다르다’며 젠체하지 않는다. 업계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미니스톱의 자신감이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심관섭 미니스톱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또 다시 해묵은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미니스톱은 정말 다르다’는 얘기가 나오게 만들겠다”며 ‘소비 자부심’이란 말까지 꺼냈다. 미니스톱에서 구매하는 행위 자체에 소비자들이 자부심을 갖게끔 한다는 얘기다.

2년 안에 점포수를 3,0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 이 역시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다. 지난 2017년 심 대표는 2년 안에 매장수를 3,000개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26일 미니스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니스톱 점포수는 2,566개다. 지난 1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60곳 남짓 늘리는 데 그쳤다. 더군다나 지난해 브랜드에 상관없이 점포 간 100m 내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확장이 더 어려운 상태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진점을 폐점시키다 보니 점포 순증이 많지 않았다”면서 ”부진점 정리 작업이 끝난 앞으로는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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