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각종 악재로 리더십에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임기 만료가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 거취 전망을 점치기는 이른 시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각종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업계에선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조만간 나올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 결과가 그의 입지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잔여 임기 8개월… 불안해진 입지  

서울교통공사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2017년 5월 출범한 서울시 산하기관이다. 김 사장은 서울교통공사 출범과 함께 수장에 오른 인사다. 김 사장은 2017년 5월 서울교통공사의 초대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2014년 서울도시철도 사장에 선임되면서 철도교통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2016년 서울메트로 사장을 거쳐 양사 통합기관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 올랐다. 양 기관에서 경영 경험을 쌓은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다만 서울교통공사 수장으로서 경영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통합 기관 조직의 조기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도 있지만 경영 자질에 대한 의구심도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고용세습 논란’을 비롯한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그의 리더십 평가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3월 무기계약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문제는 이 중 112명이 서울교통공사 직원 친인척으로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기간, 보수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고용 세습비리’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서울교통공사는 감사원 조사까지 받는 상황을 맞이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관가 안팎에선 감사원 결과 발표가 임박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서 김 사장에 대한 해임권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감사원 결과는 그의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 31일 만료될 예정이다. 자칫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지속적인 자리 보존이 어려울 수도 있다. 

◇ 노사갈등에 경영 적자 확대… 리더십 물음표 

이뿐만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사갈등과 실적 악화 문제도 그의 경영 리더십을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노동조합은 26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 충원 ▲9호선 2·3단계 위탁 구조 청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 노조가 26일부터 정규직 전환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서울지하철 9호선 노조가 26일부터 정규직 전환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언주~중앙보훈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9호선 2·3단계 구간 운영의 경우, 서울교통공사 내 별도의 사내 독립 기업(CIC, Company In Company)에 위탁을 맡겨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인력구조 안정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현행 2·3단계 위탁 구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8호선처럼 서울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 조합원들은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무리하게 배차 간격을 맞추지 않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에 참여하고 있다. 준법투쟁은 법규를 규정대로 지키면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노동쟁의 방법이다. 이번 준법투쟁으로 배차 간격이 늘면 열차 지연이 우려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준법투쟁에 대비해 필요하면 예비열차를 투입할 방침을 세웠다. 또 과도한 출입문 조작 시간 지연 등 사규 위반상황이 발생할 시, 주의·징계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파업까지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달 초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놨다. 노사 갈등 문제를 풀지 못하면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키울 수 있다. 김 사장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여기에 경영 적자 문제도 김 사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는 5,32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5,389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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