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의 IPO가 9부능선을 넘으며 한화그룹 경영승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한화시스템의 기업공개(IPO)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것과 함께 한화그룹 경영승계와 관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 ‘9부능선’ 넘은 IPO… 경영승계 ‘밑그림’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지난 26일 한화시스템에 대한 주권 상장예비심사 결과,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9부능선’을 넘은 모습이다.

한화시스템은 열 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군사장비 제조·판매를 사업목적으로 하는 한화그룹 계열사다. 이 회사는 방위산업을 담당하는 시스템 부문과 정보통신기술 부문(ICT) 등의 사업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은 한화그룹 경영승계에 있어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 14.48%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에이치솔루션은 지주사인 ㈜한화 지분 3.55%와 한화시스템 지분 14.48%,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중간 지주사 격 회사다.

한화그룹의 주요 지배구조는 김승연 회장 등 오너일가→㈜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으로 이어진다. 이 지배구조 하에 지주사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 33.34%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지분 52.91%를 보유 중이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에 호재로 작용하는 구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는 3형제의 영향력이 미치는 회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형제가 ㈜한화를 통해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지분 4.34%를 보유하고 있을뿐더러, 6.84%의 지분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의 상장 과정에서 정해질 구주매출 비중이 승계자금 마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주매출은 증시상장을 위해 대주주가 보유 중인 지분을 일반인들에게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하며 구주매출을 확보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경영승계의 주요 작업으로 여겨지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시스템의 상장이 당장의 경영승계가 아닌 승계의 ‘밑그림’이라는 시선도 있다.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해 구주매출을 확보하더라도, 해당 현금은 에이치솔루션으로 우선 유입되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그룹 승진 인사에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승진 명단에서 제외된 것도 당장 경영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 정황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 23일 계열사 신임 대표를 내정하며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를 김연철 한화 기계부문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한화는 한화시스템의 대표이사 직급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올리며 남은 IPO 작업을 마무리할 김연철 신임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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